"우럭 닮은 양반"
이런 신스틸러가 또 없다. 배우 김병철이 KBS 2TV '태양의 후예'와 tvN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 연달아 출연, 김은숙 작가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덕분에 시선강탈 '미친 존재감' 조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병철은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송중기 분)이 파병된 태백부대 대대장 박병수 중령을 연기했다. 매서운 눈빛으로 군인의 살기를 200% 뿜어내지만 정의로움과 코믹함 사이에서 팔색조 매력을 자랑했다.
유시진의 연인이자 '군알못(군대를 알지 못하는)' 강모연(송혜교 분)에게는 특전사 중령이라는 신분은 무의미했다. 그저 "우루크에서 본 군인 아저씨. 그 우럭 닮은 그 아저씨"였을 뿐.
그랬던 그가 '도깨비'에서는 좀 더 큰 비중을 따냈다. 생전 김신(공유 분)과 누이 김선(김소현 분)을 죽음에 이르도록 고려 왕(김민재 분)을 홀린 간신 박중원 역으로 극의 큰 흐름을 이끌었다.
6일 방송된 11회에서는 압도적인 아우라로 엔딩을 장식했다. 저승사자(이동욱 분)가 20년 전 놓친, 그래서 지은탁(김고은 분)과 함께 기타누락자로 이승을 떠올고 있는 이가 바로 박중원이었던 것.
지은탁이 아르바이트하는 써니(유인나 분)의 가게에 등장한 그는 보랏빛 입술로 "반갑다. 네가 그 도깨비 신부구나"라고 사악하게 말했다. 보라색 혓바닥을 낼름 거릴 땐 공포 영화를 보는 듯 등골이 오싹해졌다.
헝클어진 백발의 머리에 여전히 탁한 눈빛, 더 사악하고 간사해진 보랏빛 입술의 비주얼은 간신 그 자체였다. 이를 연기한 김병철은 웬만한 호러 영화 속 사탄보다 무서웠고 존재감은 묵직했다.
'우럭 닮은 군인'에서 '분량을 씹어먹는 간신'으로 업그레이드 된 김병철이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 그는 또다시 저승사자와 도깨비 김신과 악연으로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를 암시했다.
"네가 누군지는 궁금하지 않은가" 대사 하나로 예고편마저 접수한 그를 향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도깨비', '태양의 후예'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