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900년이라는 악연으로 엮였다고 한들 ‘브로맨스’를 포기할 수 없다. ‘도깨비’ 공유와 이동욱이 간신과 맞서 오래된 원한, 죄책감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에서 김신/도깨비(공유 분)와 왕여/저승사자(이동욱 분)는 각각 전생에 대한 기억을 품고 괴로워하며 900년을 보냈고, 기억이 없어 답답해하며 그 시간을 보냈다. 그야말로 폭풍전야였다.
두 사람은 전생에 ‘악연’으로 이어져있었다. 왕여는 간신 박중헌(김병철 분)의 세 치 혀에 평정심을 흔들리고 김신에 대한 질투심에 그의 가족을 모두 몰살시켰다. 그 중에는 자신의 황후인 써니/김선(유인나 분)도 있었다.
이 악연을 모르기까지 도깨비와 저승사자의 브로맨스, 저승사자와 써니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정을 쌓아오던 깨비와 저승이 커플, 본의 아니게 연애를 할 줄 몰라서 철벽을 치는 저승이와 쿨하고 당당한 써니 커플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간신의 악령이 이승을 떠돌면서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지난 7일 방송된 12회에서는 김신이 도깨비로 부활한 후 간신의 숨을 끊어놨지만, 900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서로의 악연을 모르고 함께 살고 있는 김신과 왕여의 관계를 폭로하면서 모두를 고통에 빠뜨렸다.
먼저 여자 저승사자 앞에 나타나 “네가 누군지는 궁금하지 않냐”고 말해 질서를 어지럽히기 시작, 귀신을 볼 수 있는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 앞에 모습을 드러내서도 “이름도 없는 저승사자 그 자가 바로 왕여다”라고 했다.
도깨비의 검도 간신을 벨 수 없었다. 900년의 세월 동안 이승을 떠돌면서 악귀의 힘이 강해진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특히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으로 앞으로 간신이 혼란을 줄 이승세계도 예상해볼 수 있다.
앞으로 몰아칠 혼란과 도깨비 혼자의 힘으로는 간신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이 12회를 통해 확인된 만큼 해피엔딩을 향해 가기 위해선 이대로는 안 된다. 김신과 왕여는 900년의 악연을 모두 끊어내고 함께 간신과 맞설 순 없을까. 회를 거듭할수록 몰아치는 갈등이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 besodam@osen.co.kr
[사진] '도깨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