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김종민을 향해 ‘바보 연기하는 천재’라고 부르곤 한다. 일부러 웃기기 위해 멍청한 척 하는 거라고, 알고 보면 아는 게 많아 똑똑하다고. 하지만 이 모두 터무니없는 헛소문인 것 같다. 김종민은 그냥 ‘신난 바보’가 정답이다.
8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1박2일’에서 김종민은 김준호, 데프콘, 윤시윤에게 농락당하며 설움을 겪었다. 이날 멤버들이 저녁 식사 복불복으로 나이 장만 퀴즈 게임을 했는데 데프콘이 89살, 차태현이 85살, 윤시윤이 71살, 김준호가 69살, 김종민이 65살을 획득하면서 마무리됐다. 역시 꼴등은 김종민이었다.
앞서 모래사장 나잇값 게임을 하면서도 데프콘에게 두 뺨을 사정없이 맞아 큰 웃음을 안겼는데, 김종민이 멤버들에게 호되게 당하며 저녁을 못 먹었다. 언제나 눈뜨고 코 베이는 김종민의 어리바리함이 웃음을 선사했다.
5위인 김종민은 이날의 저녁 메뉴를 고를 선택권이 없었다. 1등부터 4등까지 모두 요리를 고르고 나니 남는 건 은단 뿐. 그는 맛있게 식사를 하는 멤버들 옆에서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군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괜히 자존심이 상하니 “은단 되게 맛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를 불쌍하게 여긴 윤시윤이 “게살을 발라서 입에 넣어주면 물회 한 입을 주겠다”고 했고, 덕분에 오징어 물회 한 그릇을 먹을 기회를 얻었다. 이어 데프콘도 꽃새우를 손질해주면, 해물탕을 주겠다면서 김종민을 꾀어냈다.
김종민이 심부름을 하기 위해 데프콘 옆으로 간 사이, 어렵사리 받은 물회를 김준호에게 빼앗기면서 김종민은 “한 입도 못 먹었는데”라고 울상을 지었다. 이튿날 아침 진행된 조업 복불복에서는 그가 막내 윤시윤에게도 당했다.
새벽 4시 도치 조업 선발은 남의 이름표를 양동이에 골인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마디로 다른 사람의 손에 운명이 달린 게임. 가장 먼저 도전한 윤시윤이 김종민의 이름표를 한 번에 넣는 데 성공하면서 김종민으로 결정됐다. 물론 이날 파고가 높아 조업을 나가진 않았지만 결국 김종민이 안 좋은 것에 걸리면서 ‘불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맨날 바보처럼 당하는 김종민이 불쌍하기도 하지만 이게 바로 ‘1박2일’을 보는 재미가 아닐까. 악의 없이 순수하고 착한 ‘신난 바보’ 김종민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purplish@osen.co.kr
[사진] ‘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