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 와서 알게 된 많은 말들 중 가장 멋진 말은 해피엔딩"
대놓고 사랑을 속삭이던 예쁜 연인들에게 또 다시 위기가 찾았다. 그건 바로 거짓말로 인한 불신. 늘 진실되길 원했던 인어는 자신을 위한 착한 거짓말에도 상처를 받았다. 인어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말인 해피엔딩이 그들에게도 찾아올 수 있을까.
지난 1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16회에서 심청(전지현 분)은 어머니 모유란(나영희 분)와 십수년 만에 재회한 허준재(이민호 분)를 보며 누구보다 기뻐했다.
심청과 허준재는 마대영(성동일 분)과 강서희(황신혜 분)에게 반격을 시작, 합동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마대영은 허지현(이지훈 분)과 헤어진 심청에게 다가와서는 건물 스프링쿨러를 작동시켰다. 심청이 인어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
이에 옥상까지 도망을 친 심청은 마대영의 손을 잡고 그의 기억을 지우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자신과 허준재의 비극적인 전생을 모두 알게 됐다. 그리고 허준재가 또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에 상처를 입고 눈물을 흘렸다. 그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만 것.
이 드라마는 방송 초반부터 말이 가지는 힘, 그리고 새로운 정의로 주목을 받아왔다. 인어가 인간 세상에서 말을 익히면서 벌어지는 일은 신선한 재미를 주는 한편, '기다려', '사랑해', '약속해' 등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의 새로운 뜻을 부여하며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심어줬다.
순수한 생명체인 인어와 말로 남을 속이는 사기꾼 허준재의 만남은 그래서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인어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 허준재에 상처를 받게 된 것. 이후 공개된 예고편에서 심청은 허준재를 밀어냈을 뿐만 아니라 직설적으로 "왜 나에게 거짓말을 했냐"고 물었다. 심청과 허준재가 마대영과 얽힌 사건과 별개로 이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앞서 심청은 허준재와 모유란의 눈물 상봉을 지켜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 곳에 와서 알게 된 많은 말들 중 가장 멋진 말은 해피엔딩이다. 지금 이 순간은 분명 해피엔딩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 시청자들이 가장 바라는 말 역시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심청은 곧 "삶이 주는 희망이자 절망은 시간은 계속 흐르고 순간은 지나간다는 것. 잠깐의 찬란한 행복. 그 뒤에 어떤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잠깐의 행복. 시간의 흐름.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순간들. 이 의미심장한 말들은 향후 전개에 대한 복선일까. 이제 종영까지 4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푸른바다의 전설'이 전생과는 전혀 다른 결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parkjy@osen.co.kr
[사진] '푸른 바다의 전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