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개봉을 앞둔 ‘더 킹’(감독 한재림)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검사 박태수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아버지는 양아치에 사기를 치거나 외도를 일삼고, 그런 남편의 모습에 실망해 집을 나간 어머니 때문에 중학교 때까지 날라리로 살아온 박태수. 보잘 것 없는 어려운 가정에 살던 한 남자가 권력의 맛을 느끼고 그 중심부로 다가가는 과정이 그려지지만 자세히 곱씹어보면 현 시국을 바꿀 수 있다는, 여전히 우리에게 희망이 남아있다는 얘기를 전달한다.
12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더 킹’ 언론시사회를 통해 개봉에 앞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배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이 만나 제작 단계부터 화제가 됐듯 이날 많은 취재진이 모여 열기를 실감케 했다.
한재림 감독은 “대한민국처럼 권력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의 답답함은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부패를 희로애락이 담긴 태수의 내레이션으로 밀도 있게 담아냈다.
날라리에서 검사가 된 태수를 중심으로 기자, 검찰, 정치인, 권력자로 확대되는 전개는 보는 사람들에게 심장이 쿵쾅거리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김영삼 정부부터 故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격동의 시절을 겪은 근현대사를 빠짐 없이 담으며 현실에 대한 풍자도 놓치지 않았다. 영화적 재미 안에 탄핵 대통령, 정권 변화 등을 크게 풀어내며 ‘국민이 우리나라의 주인’이라는 주제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아마도 현실에 실망한 대중에 큰 재미를 안길 것 같다.
특히 한 감독은 사건 위주의 전개보다 한 남자의 일대기 안에 담긴 우여곡절, 희로애락을 보여주며 영화 속에 담긴 사건이나 심각성에 대해 전달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면한 최대의 정국 과제는 국정을 조속히 안정시키는 일이다. ‘더 킹’은 정부와 정치권은 혼란을 신속히 수습하고 국정 정상화에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purpli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