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이 울고 또 울었다. '도깨비' 초반 공유와 유치하게 티격대던 그가 맞나 싶을 정도로, 요즘에는 슬픔과 고통의 연속이다. 물론 전생의 업보다.
지난 13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이하 '도깨비') 13회는 흡사 최종회를 떠올린 만큼 모든 상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도깨비 김신은 900년간 박혀있던 검을 은탁(김고은)의 도움으로 뽑아 악귀가 된 간신 박중헌(김병철)을 베어죽였다. 그리고 소멸했다.
전생의 기억을 완벽하게 떠올린 왕여(이동욱)는 자신이 전생에서 죽게했던 아내 김선(유인나)의 환생이 써니고, 자신이 그녀를 떠나보내고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저승사자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생의 써니는 그런 왕여에게 이별을 고했다.
이날 왕여는 울고 또 울었다. 마음을 터놓고 한집에서 지내던 절친 김신도, 첫눈에 반했던 써니도, 어리석었던 전생의 자신이 죽게 했다는 사실이 괴로웠다. 멱살을 잡는 김신에게 울면서 "죽여달라"고 요청했고, "굿바이 폐하"라며 돌아서는 현생의 써니에게도 눈물을 쏟아냈다. 물론 김신도, 써니도 울었다.
전생에 끝내 하지 못했던 간신 박중헌의 처벌을 도왔지만, 결국 김신의 소멸을 눈앞에서 지켜보아야 했다. "용서하십시오. 장렬히 죽는다. 이제야 기별합니다"라며 자신에게 마지막까지 고하는 김신 때문에 또 그렇게 눈물을 흘렸다.
후반부에 들어서서 한동안 울기만 하던 왕여는, 13회 역시도 마치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주룩주룩 흘려냈다. 정말 이러다가 '도깨비'가 종영하면 탈수로 쓰러지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될 정도로 말이다. 그러니, 부디 왕여에게도 써니와의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길. / gato@osen.co.kr
[사진] '도깨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