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 유재석도 인지도 굴욕을 겪었다. 91세 할머니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결국 조기 퇴근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 광희보다는 더 오랜 시간 사람들을 만났지만 91살 어르신 앞에선 그도 어쩔 수 없었다.
1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사람을 찾는 일명 ‘너의 이름은’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유재석은 김종민, 하하는 최민용, 황광희는 조권과 한 팀을 이뤄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이날 유재석은 tvN 드라마 ‘도깨비’ 속 공유를 패러디해 자신의 가슴에 검이 꽂혀 있다고 가정했다.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유재석을 모르는 도깨비 신부가 이 검을 뽑아주면 퇴근할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예능계를 대표하는 유재석을 모를 사람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조기 퇴근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용인 휴게소에서 김종민과 라면, 돈까스를 먹는데도 초등학생부터 어른들에 둘러싸여 카메라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김종민 유재석이다” “서로 먹여준다”고 말하며 굉장히 반가워했다.
유재석은 김종민의 제안에 따라 100세 넘은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강원도 연포마을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마을에 도착하자 한 부부가 “유재석”이라고 알아봤고 “이 마을 사람들도 TV 많이 본다. 연예인에 관심이 많다”고 말해 두 사람의 연장 근무를 암시했다.
동시에 하하는 최민용과 팀을 꾸려 움직였다. 두 사람은 10여 년 전에 시트콤 ‘논스톱’을 통해 인연을 맺어 여전히 각별한 사이라고. 이날 하하가 차를 가지고 서울 압구정으로 그를 만나러 갔다.
이날 최민용은 한껏 메이크업을 하고 나와 예능 출연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나 오늘 화장 안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아침 8시부터 기다린 것은 물론 모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꼼꼼하게 메이크업을 했다는 사실이 발각돼 굴욕을 겪었다.
마포구 연남동을 찾은 하하와 최민용. 하하는 이곳이 자신의 구역이라며 굉장히 반가워했는데, 결국 한 아저씨가 “누군지 모른다”며 “본 적이 없지만 희극에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일찍 퇴근했다. 하하는 핫플레이스인 연남동에서 굴욕을 겪었음을 굉장히 아쉬워했다.
광희 역시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었다. 의류 아울렛 매장을 찾아갔는데 들어가자마자 “황광희 씨 어서오세요” “황광희 씨”라고 말해 근무 연장을 아쉬워하면서도 자신을 알아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에 함박미소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조기 퇴근을 하게 됐는데, 한 중년 아저씨를 찾아 들어간 공장에서였다. 이날 단짝 조권이 광희를 가리키며 “이 분 누군지 아세요?”라고 묻자, 그는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름을 답하지 못해 광희도 강제 퇴근을 당했다. 그의 표정은 말 할 수 없이 아쉬웠다. 두 사람은 방송 시작 5시간 만에 집으로 향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