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는 속 시원한 전개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던 드라마다.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등 주연 배우들은 물론 돌담병원과 거대병원 안을 가득 채워준 모든 배우들의 합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 "인수 선배"라 불리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준 배우 윤나무 역시 마찬가지. 드라마 첫 도전부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이목을 집중시킨 윤나무의 향후 활약에 기대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윤나무는 최근 27%가 넘는 시청률을 얻으며 종영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첫 드라마 연기에 도전을 했다. 하지만 윤나무는 2011년 연극 '삼등병'으로 데뷔한 후 대학로 무대에서 종횡무진해온 베테랑 연기자다.
데뷔 이래 20개가 넘는 작품에서 연기력을 뽐내왔던 그가 '낭만닥터 김사부' 속 인수 역을 맡게 된 건 완벽한 타이밍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 갑작스럽게 보게 된 오디션이었고, 공연에 맞물려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윤나무는 새벽까지 요러 가지 배역을 모두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그 중에서 하나만 해보라고 하셔서 인수라는 역할을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을 했는데 다행히도 좋아해주셨다. 이 배역을 꼭 따내야 한다는 간절함보다는 즐기자는 마음이 컸다. 방송국도 처음 가보고 잘생긴 배우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던 터라 그저 편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고 오디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윤나무는 "9월 30일이 '함익' 첫 공연이고 9월 23일에 첫 대본 리딩이 있었다. 그러고 바로 첫 촬영을 하게 됐는데 공연 마지막 리허설과 겹쳐서 스케줄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했다"며 "사실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던데, 감독님을 비록해 스태프들이 잘 이해해주셔서 감사하게도 공연도 잘하고 촬영도 큰 무리없이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제작진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나무하면 대학로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지만, 드라마는 처음. 게다가 무대와 카메라 연기는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윤나무는 첫 촬영 전 떨지 말자는 마음으로 동생 두 명과 모의 훈련을 하기도 했다고. 긴장을 하더라도 NG를 내지 않도록, 또 긴장한 것이 티나지 않게 여러가지 경우의 수나 동선도 많이 생각을 하고 첫 촬영에 임했다 보니 큰 무리는 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카메라가 어딨는지도 모르는데 감독님이 하라는대로, 연석이 형 눈만 보고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첫 회 대본을 보고는 "이렇게 많이 나와?"라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고 웃으며 말한 윤나무는 "응급실에서 철근 박힌 환자를 치료하던 장면 빼고는 거의 하루에 다 몰아서 찍을 정도"라며 "게다가 말이 많은 역할이라 더 연습을 많이 했다. NG가 나서 누군가가 한숨이라도 쉬게 되면 주눅이 들 것 같아서 더 대사 잊지 말자며 스스로를 다잡았다"고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그러면서 그는 "전체 리딩을 했을 때 유인식 감독님께서 '대사 더 해도 된다. 편하게 더 마음껏 해라. 내가 컷 할때까지 편한대로 해도 된다'고 해주셨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시니 처음 하는 입장인데도 어렵지 않게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촬영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유인식 PD는 물론이고 촬영 감독,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등 모든 이들이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일등 공신이었다고. 특히 윤나무는 한석규를 사부님이라 부르며 "되게 재미있으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유연석과 서현진에 대해서도 "정말 좋았다. 드라마 촬영 현장 안에서 적응을 잘 할 수 있게 촬영 초반 많이 도와주셨다. 현진 씨는 세심하게 오디오 안 물리는 법 등을 친절하게 알려줬다. 촬영 초반에 바쁠텐데도 '함익' 공연도 보러 와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전하며 무척이나 고마워했다.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고 재미있었다. 처음하는 거라 그 재미를 완벽하게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연기한 것이 영상으로 남고 그것을 보면 재미있더라. 연습을 많이 하는 공연과는 다르게 드라마는 호흡이 짧은 대신 순간적으로 순발력 있게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올해 드라마, 공연, 영화 각각 1편 이상 하는 것이 목표다."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20개가 넘는 공연을 하다 보니 자신이 고갈되는 느낌이 있고, 자신 안에 있는 새로운 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또한 이전에 했던 작품 중 아쉬운 작품에도 재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그만큼 자신을 다시 한 번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다.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연기를 할거고, 그러다 보면 좋은 작품도 많이 할 거라 생각한다. 욕심이 많았던 시기도 있었는데 하나도 도움이 안 되더라. 좋은 욕심은 좋게 작용을 하겠지만, 결론적으로 배우도 사람들과 진솔하게 교감을 하는 직업이라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많이 욕심을 부리지 않아도 진심을 보고 이해를 해주실 테니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parkj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