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러브, 젝키 사랑해"
다시 한번 노랑 물결이 넘실댔다. 해가 바뀌어 한 살 더 나이 들었지만 팬들에게는 여전히 1990년대 말 우리를 열광하게 만들던 '오빠들'이었다. 우리가 그 시절 좋아했던 젝키가 파이널 콘서트로 2017년을 활짝 열었다.
22일 오후 3시,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017 젝스키스 옐로우 노트 파이널 인 서울'이 열렸다. 이는 지난해 9월 서울에서 시작된 단독 콘서트의 앙코르 겸 마지막 공연. 새벽까지 내린 눈이 소복히 쌓인 공연장 주변에는 공연 시작 전부터 '노랭이 팬들'로 가득했다.
◆"20주년 콘서트를 기대해"
약속한 시각 무대 위에 '오빠들'이 올랐다. 젝스키스 다섯 멤버는 '학원별곡'을 시작으로 '컴백', '배신감', '컴투미 베이비'로 공연 초반부터 달렸다. 지난해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속 뉴 버전으로 무대를 채워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젝스키스는 1997년 데뷔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재결합에 성공해 리메이크 앨범을 낸 만큼 올해는 신곡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 멤버들은 오프닝에서 데뷔 20주년 콘서트와 새 앨범을 들고 컴백하겠다고 약속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컴백 전 오늘이 마지막 콘서인 만큼 젝스키스는 더욱 열정적으로 노래하고 춤췄다. '사랑하는 너에게'와 '너를 보내며'로 감성 보컬의 진수를 뽐냈고 '연정' 리믹스 버전, '예감'으로 옐키 팬들의 떼창을 이끌었다. 20년 차 젝스키스니까 가능한 무대였다.
◆솔로에 제이워크까지, 혜자로운 젝스키스
젝키 팬들 사이에서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열린 부산 콘서트는 '혜자로운' 공연으로 통한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은지원은 "콘서트 영상을 새로 찍어서 다음 공연에 공개하겠다"고 질렀는데 젝키는 소탈한 일상을 담은 영상과 개인 무대를 접목했다.
고독한 겨울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겠다던 은지원은 저수지 낚시터로 향했다. 하지만 입질 한 번 느껴보지 못했고 엉뚱한 영상이 끝나자 무대 위에 은지원이 등장했다. 그는 2003년에 발표한 솔로곡 '문득'과 2015년에 낸 '트라우마'로 팔색조 매력을 자랑했다.
이재진은 제주도로 혼자 여행을 떠나 셀프 카메라 영상을 남겼다. 제주 바다와 오름을 영상에 담아 여유를 만끽하는 그를 보며 팬들은 흐뭇해했다. 여기에 솔로 무대에선 '리골레토'를 라이브로 소화해 팬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강성훈은 오락실에서 펌프를 즐겼다. 2000년대 초 열풍을 일으켰던 '컴백'에 도전했지만 이내 좌절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인형뽑기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는 '세이'로 부드러운 보컬의 진수를 뽐냈다. 특히 20년의 세월을 넘어 자작곡 '마이러브'로 감동을 배가했다.
이번 공연의 여장은 김재덕이 맡았다. 긴생머리 가발을 쓰고 장수원의 품에 안겨 등장한 둘. 이들은 제이워크로서 발표했던 '프라프치노'와 '여우비'로 공연에 포인트를 찍었다. 오랜만에 제이워크 '투샷'을 본 현장 팬들은 뜨겁게 환호하게 열광했다.
◆젝키의 2017년 이제 시작이야
공연 마지막까지 젝키는 달렸다. '하얀밤에', '커플'로 그 시절 감성을 되살렸고 '로드파이터', '폼생폼사'로 남은 에너지를 모두 탈탈 털어냈다. 감미로운 젝키도, 파워풀한 젝키도 옐키 팬들에게는 모두 옳았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옐로우노트' 콘서트가 서울 파이널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젝키는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김재덕이 이번에 여장을 해 다음 콘서트에는 약속한 대로 은지원이 여장할 차례. 팬들로서는 계탄 셈이다.
지난 리메이크 앨범도 신곡으로 가득 채운 새 앨범을 위한 워밍업이었을 뿐. 2017년 젝키는 더욱 쉬지 않고 달릴 전망이다. 1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다려 준 옐키 팬들을 위해. 소처럼 '열일'할 젝키는 1세대 아이돌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Y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