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구조가 궁금한 이들이다. 지식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센스와 순발력 만큼은 인정받을 만하다. tvN '신서유기' 시즌3 멤버들이 이전보다 한층 더 부족한 지식과 업그레이드 된 예능감으로 안방에 웃음폭탄을 투척했다.
사실 지난해 '신서유기3' 기획단계에서 기존 멤버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안재현에 규현과 송민호가 새롭게 투입된다는 소식에 일부 팬들은 우려했다. 시즌2에 네 멤버가 워낙 안정된 호흡을 보였고 삼장법사, 저팔계, 손오공, 사오정 네 캐릭터가 '신서유기'의 큰 틀이었기 때문.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기우였다. 넷이었을 때보다 둘이 더 늘어난 시즌3 현재, '신서유기3'는 매회 역대급 웃음을 안방에 선사하고 있다. 크게 달라진 포맷은 없다. 오히려 시즌2에 했던 게임들을 네 명이 아닌 여섯 명이 그대로 하는 그림이다.
그런데 웃음은 배가 됐다. 당연히 멤버들 덕분이다. 여전히 힘 센 저팔계 강호동에 변함없는 '구 미친 자' 은지원, 작정하고 웃기는 이수근과 업그레이드 된 '신 미친 자' 안재현, 비관적인 행운의 아이돌 규현과 스웨그 주고 사랑 받는 막내 송민호까지.
22일 방송된 '신서유기3'에서도 이들의 호흡은 찰떡이었다. 먼저 강호동, 송민호, 규현, 안재현, 은지원, 이수근은 각각 금귤, 자몽, 두리안, 홍시, 사과, 멜론을 밤새 지켜야 다음 날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시즌2에서 '알을 지켜라'였던 기상미션이 '과일을 지켜라'가 된 셈.
은지원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가장 먼저 타깃이 된 은지원은 스스로 사과를 먹으며 폭주했다. 결국 그의 활약 덕분에 규현과 송민호만 아침 미션에 성공했다. 홍시를 지키지 못한 안재현은 삼장법사의 권한으로 홀로 국수를 사먹었고 은지원은 적나라하게 울분을 토해 '미친' 매력을 발산했다.
탁구 대결에선 '젊은 피' 둘이 활약했다. 규현 대 송민호로 나눠 탁구 대결을 벌인 것. 실력자 규현은 자만한 나머지 초보자 송민호에게 역전패를 당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민호는 점수를 얻을 때마다 스웨그를 뿜어내는 리액션으로 강호동을 흡족하게 했다.
저녁 미션으로 나온 '네 글자 퀴즈'가 압권이었다. 송민호는 '십시'라는 단어에 '일전'이라고 외쳤고 은지원은 '일거양득'은 맞혔지만 '대기'에는 '만성'이 아닌 '만기'를 붙여 명불허전 '뇌순남'임을 입증했다. 규현은 '시시' 다음에 아무 말도 못해 밤새도록 자책했다.
이수근과 강호동은 원년 멤버이자 브레인인 이승기를 그리워했다. 그러나 삼겹살 만찬은 날아갔을지언정 '빅 재미'는 완성됐다. 안재현과 이수근은 기상천외한 답으로 나영석 PD를 당황하게 만들었고 옆에 있던 송민호는 눈물을 흘릴 정도로 배꼽 잡고 웃었다.
안재현은 '모나'라는 단어를 듣고 '미자'라고 외쳤고 '와이' 뒤에 '프짱'이라고 외쳐 듣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책을 보고 공부까지 했다는 그이지만 순간적으로 나오는 센스는 강호동마저 리스펙트를 외치게 할 정도였다.
이수근도 신들린 듯한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접수했다. '박학' 다음에 '다식'을 맞혔지만 곧바로 송민호가 틀리자 자신의 답을 '박학기'로 바꾸며 웃음을 확보했다. 말미에는 '바리' 다음에 '깡깡'을, '블루' 뒤에 '장생'을 붙여 보는 이들을 폭소하게 했다.
4인 체제였다면 불가능했을 '꿀잼'이 탄생했다. 나영석 PD의 '빅 피처'는 이렇게 완성됐다. /comet568@osen.co.kr
[사진] '신서유기3'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