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부산에 돌아왔다. 롯데 전력이 급상승했다. 과연 5강도 가능할까.
롯데의 오랜 숙원이었던 이대호 복귀가 이뤄졌다. 롯데는 24일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1년 시즌을 끝으로 롯데를 떠난 뒤 6년 만에 고향팀으로 금의환향했다. 롯데는 역대 FA 최고액 150억원을 투자하며 이대호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워줬다.
롯데는 이대호의 가세로 엄청난 전력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본과 미국 메이저리그를 거치면서 이대호의 정확성과 장타력 그리고 쉽게 부상을 당하지 않는 내구성은 이미 증명됐다. 웬만한 외인타자들을 능가하는 리그 최고의 4번타자를 데려오며 공격력 고민을 해소했다.
롯데는 지난해 팀 득점(777)·홈런(145)·타율(.288)·OPS(.792) 모두 8위에 그치며 공격력에 평균 아래인 팀이었다. 특히 1루수 포지션이 약했다. 박종윤과 김상호가 번갈아가며 1루를 맡았지만 팀 OPS는 .724로 8위에 머물렀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 최대 강점으로 바뀌었다.
이대호의 가세로 손아섭·강민호·전준우·최준석과 함께 중심타선의 중량감은 막강해졌다. 손아섭-이대호-강민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10개 구단 어디에 내놓아도 뒤질 게 없는 막강 라인이다. 이대호의 앞뒤에서 우산 효과를 누리게 될 손아섭과 강민호의 성적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이대호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롯데 전력은 5강권으로 보기 어렵다. 이대호가 가세했지만 3루수 황재균의 공백이 크다. 새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가 합류했지만 황재균만한 장타력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대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황재균이 빠진 것은 롯데가 계속해서 안고 가야 할 숙제다.
무엇보다 투수력에 물음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7위(5.63)에 머무른 롯데 마운드는 전력 상승 요인이 없다. 베테랑 송승준의 부활, 새 외인 투수 파커 마켈의 성공적인 적응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박세웅·박진형·박시영으로 이어지는 유망주들의 성장도 확실한 계산 범위에는 들어오지 않는다.
이대호의 복귀에도 롯데의 새 시즌은 여전히 만만치 않아 보인다. 2012년 이후 5년만의 가을야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구도' 부산야구를 상징하는 대스타 이대호의 복귀로 팀 분위기를 쇄신했고, 팬들의 기대치도 크게 올랐다. 성적을 떠나 화끈한 야구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롯데 팬들은 즐겁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