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차우찬-이대호-최형우 영입
약점 최소화하며 동반 가을야구 노려
[OSEN=최익래 인턴기자] ‘엘롯기(LG, 롯데, KIA)’가 이번 스토브리그를 뒤흔들며 팬들의 시선을 이끌었다. 이 분위기를 그대로 정규시즌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사상 첫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도 노려볼 적기라는 분석이 솔솔 나오고 있다.
LG, 롯데, KIA는 한때 KBO리그 최고의 흥행팀으로 꼽히며 ‘엘롯기’로 한데 묶였다. 그러나 2015시즌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등 성적이 시들했고 자연히 인기마저 한풀 꺾였다.
LG와 KIA는 지난해 각각 4-5위를 차지해 와일드카드 전에서 만나는 등 반등에 성공했지만 8위에 그친 롯데는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그런 엘롯기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나란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엘롯기의 팬들은 오랜만에 희망의 찬가를 부르게 됐다.
그 시작은 KIA가 끊었다. KIA는 지난해 11월 ‘집토끼’ 나지완을 4년 40억 원에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최대어’로 꼽히던 최형우를 4년 총액 100억 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에이스’ 양현종을 잔류시키면서 방점을 찍었다. 이례적인 1년 계약으로 양현종을 붙잡을 만큼 올 시즌 대권 의지가 간절했다.
외인 농사도 풍년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206⅔이닝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헥터 노에시와 '동행'을 결정한 데 이어 좌완투수 팻 딘과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를 데려왔다. 팀의 구멍을 모조리 메꾸며 단숨에 우승에 도전할 전력을 갖췄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LG도 만만치 않았다. ‘투수 최대어’ 차우찬을 4년 95억 원에 붙잡았다. 비록 ‘내부 FA’ 우규민이 삼성으로 떠났지만 전력에서는 플러스 됐다는 평가다. 협상이 더뎠던 베테랑 봉중근, 정성훈과도 각각 2년 15억 원, 1년 7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게다가 FA 보상선수로 삼성의 ‘유틸리티 선수’ 최재원을 데려오며 ‘시장의 승자’로 꼽혔다.
외인들과는 일찌감치 계약을 끝냈다. 지난해 뛰었던 외국인 선수 세 명을 올해도 데리고 간다. 지난해 시즌 중반 합류해 13경기 7승2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LG의 후반기 돌풍을 이끌었던 데이비드 허프와 재계약을 확정했다. 33경기에서 10승9패 평균자책점 5.16을 기록했던 헨리 소사, 26홈런, 102타점을 기록했던 루이스 히메네스도 잔류시켰다.
반면 롯데는 FA 시장이 닫히기 직전까지도 울상이었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가정사를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기존 투수 브룩스 레일리에 우완 파커 마켈, 내야수 에릭 번즈를 데려오며 외인 인선을 끝냈다. 하지만 세 선수의 몸값을 모두 더해도 202만5000달러(약 23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역대 외인 몸값 최고액 기록을 갈아치운 더스틴 니퍼트(210만 달러) 한 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게다가 황재균(샌프란시스코)마저 롯데의 구애를 외면하며 꿈을 좇아 떠났다.
하지만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24일 ‘빅 보이’ 이대호를 역대 최고액인 4년 150억 원에 잡았다고 발표한 것이다. 롯데는 지난해 1루가 가장 큰 구멍이었다. 대부분의 팀들이 가장 강한 타자를 1루에 배치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평균 이하의 1루수들은 점수를 벌어주기는커녕 깎아먹으며 타 팀과 롯데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이제 여전히 KBO리그 최고의 타격 능력을 갖춘 이대호가 롯데 1루를 차지할 계획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대호는 무조건 4번타자-1루수다”라며 신임을 보냈다. 롯데는 이대호에게 ‘군기 반장’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를 잡아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반전시킬 거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이대호는 텅 빈 사직야구장을 다시금 ‘사직 노래방’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부산 지역 최고 스타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내내 불을 지핀 팀은 분명 엘롯기다. 물론 스토브리그의 투자가 무조건 성적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 팀 모두 각자 약점이라 꼽히던 곳에 리그 최고의 전력을 보강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LG, 롯데, KIA가 순위표 상단에서 다시 뭉쳐 사상 첫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까? KBO리그 흥행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세 팀의 성적은 여전히 팬들의 뜨거운 관심사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