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로드·함지훈, 코트서 공존할 수 있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1.26 06: 01

‘만수’ 유재학 감독에게 새로운 숙제가 생겼다. 
울산 모비스는 2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서울 삼성에게 71-87로 패했다. 모비스는 1순위 신인 이종현 투입에도 불구 후반기 첫 경기서 패했다. 이종현은 2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경기를 마쳤다.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로 이종현을 지명했을 때 유재학 감독은 마치 우승을 한 듯 기뻐했다. 하지만 막상 이종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이종현은 지난 3개월의 공백기간이 있는데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특히 신장이 크고 발이 느린 찰스 로드, 함지훈, 이종현이 공존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함지훈은 패싱센스가 좋지만 스몰포워드를 보기에는 기동력이 떨어진다. 유재학 감독은 “문태영이 있을 때도 같은 고민을 했다. 문태영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아 해결이 됐다. 반면 셋이 서면 함지훈이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이 때 함지훈이 외곽에서 가만히 서 있으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유재학 감독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규리그에서 이종현 활용법을 찾아야 플레이오프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유 감독은 “이종현이 뛸 때 어떤 효과가 날지 나도 궁금하다”면서 삼성전에 임했다. 
일단 유 감독은 김광철, 전준범, 김효범, 함지훈, 찰스 로드를 선발로 출격시켰다. 1쿼터 외국선수가 한 명만 뛰기에 로드를 먼저 썼다. 1쿼터 종료 5분 16초를 남기고 양동근과 이종현이 동시 투입됐다. 이 때 로드도 네이트 밀러와 교대했다. 찰스 로드와 이종현이 겹친다는 판단이었다. 함지훈이 맞춰주려 애를 썼지만 이종현은 동선을 잡기 쉽지 않아 우왕좌왕했다. 양동근이 지휘해도 마찬가지였다. 공수에서 뻑뻑했다. 이종현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맞대결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2,3쿼터 삼성에서 마이클 크레익이 나왔다. 이종현은 크레익과 블록슛을 주고 받았다. 크레익을 막지 못해 덩크슛까지 내줬다. 확실히 체력과 순발력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유재학 감독은 로드, 함지훈, 밀러를 가동하며 이종현을 뺐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유재학 감독은 드디어 로드와 이종현을 동반 투입해 트윈타워를 가동해봤다. 효과는 크지 않았다. 높이의 장점은 있었지만 스피드가 너무 죽었다. 이종현은 김준일에게 다득점을 허용했다. 외곽수비가 익숙지 않은 탓이었다. 
경기 후 이종현은 “대학 때 외국선수와 뛴 경험이 없었다. 프로에 와서 큰 선수와 처음 같이 뛰어봤다.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경기를 하겠다. 나도 높이에서 자신 있다. 감독님이 잘 지도해주시면 좋아질 것”이라고 고백했다. 
유재학 감독은 “종현이가 어쩔 줄 몰라 했다. 지훈이와 찰스도 그렇게 됐다. (세 선수 활용은) 고민이고 숙제다. 지금 이 셋은 약간 뻑뻑하다. (시간이 지나도) 더 나아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세 선수 동시투입) 조합보다는 셋 중 둘을 번갈아 써서 체력세이브를 하는 쪽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예고했다. 
유 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종현, 함지훈이 동시에 뛰면 네이트 밀러가 나서야 한다. 찰스 로드와 이종현이 뛰면 함지훈은 제외된다. 로드와 함지훈이 뛰면 이종현은 벤치를 지키는 식이다. 세 선수가 동시에 뛰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모비스는 이종현을 활용해 어떤 최적의 조합을 찾을까. 플레이오프까지 모비스가 풀어야 할 숙제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박준형 기자 soul10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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