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 풀타임 4년 만에 연봉 5억원 돌파
비FA 투수 최고연봉, 웬만한 FA보다 높아
공은 느려도 연봉 상승은 초고속이다.
'느림의 미학' 두산 투수 유희관(31)의 연봉 상승 폭이 대단하다. 지난 25일 발표된 두산의 2017시즌 연봉결과에 따르면 유희관은 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4억원보다 25% 상승한 금액으로 당당히 '연봉 5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이다. 두산 팀 내에선 장원준(10억원)에 이어 투수 2위.
리그 전체로 봐도 연봉 5억원 이상 투수는 얼마 없다. 2017시즌 계약이 완료된 선수들을 기준으로 투수 연봉을 보면 5억원을 넘는 선수가 14명밖에 없다.
KIA 양현종(15억원) 윤석민(12억5000만원) 한화 정우람(12억원) 두산 장원준(10억원) LG 차우찬(10억원) SK 김광현(9억원) 삼성 윤성환(8억5000만원) 장원삼(7억5000만원) 우규민(7억원) 롯데 손승락(7억원) LG 이동현(6억원) 한화 배영수(5억5000만원) 롯데 윤길현(5억원) 그리고 유희관이다.
유희관을 제외한 나머지 13명의 연봉 5억원 이상 투수들의 공통점은 바로 FA 계약이란 점이다. 즉, 유희관은 비FA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유희관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받는 비FA 투수는 LG 류제국으로 3억5000만원이다. 유희관과 1억5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아직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팀이 있지만 유희관의 5억원을 넘을 비FA 투수는 없어 보인다. 유희관의 연봉 5억원은 웬만한 FA 계약 투수들보다 많다. 한화 권혁·송은범(4억5000만원) 두산 이현승(4억원) 롯데 송승준(4억원)보다 많이 받는 비FA 투수가 바로 유희관이다.
더 놀라운 건 풀타임 4시즌 만에 이뤄낸 결과란 점이다. 지난 2009년 대졸 신인으로 입단한 유희관은 2010년까지 1~2군을 오르내렸다. 2011~2012년 2년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2013년부터 풀타임 1군 선수가 됐다. 2013년 당시 연봉 2600만원으로 그해 최저연봉(24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3년 눈에 띄게 성장해 10승을 찍자 2014년 연봉이 1억원으로 단숨에 억대 연봉을 돌파했다. 2014년 12승을 거두자 2015년에는 100% 인상된 2억원으로 점프했고, 그해 토종 투수 최다 18승으로 최고 시즌을 보냈다.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더해지며 연봉이 3억원을 넘어 4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에도 유희관은 15승을 거두며 판타스틱4의 일원으로 두산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풀타임 4시즌 만에 연봉이 무려 5억원까지 올랐다. 역대 비FA 최고 연봉으로 5억원 이상 받은 투수는 대부분 FA 시즌이었지만, 유희관의 경우 앞으로 5시즌을 더 뛰어야 FA가 가능하다. FA 시즌이 아닌 비FA 투수 중 유희관보다 많이 받은 투수는 2015년 SK 김광현의 6억원이 유일하다. 유희관이 지금처럼 꾸준하게 활약한다면 2016년 김광현이 갖고 있는 비FA 최고 연봉 8억5000만원에도 도전해볼만하다. /waw@osen.co.kr
▲ 유희관 연도별 연봉(2011~2012년 군복무기간 제외)
- 2009년 : 2000만원(계약금 4000만원)
- 2010년 : 2500만원(25% 인상)
- 2013년 : 2600만원(4% 인상)
- 2014년 : 1억원(285% 인상)
- 2015년 : 2억원(100% 인상)
- 2016년 : 4억원(100% 인상)
- 2017년 : 5억원(25% 인상)
= 연봉 총액 12억71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