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승부조작,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베팅 수사를 발표했다. 유창식(KIA)을 비롯해 현역 선수 이성민(롯데), 안승민(한화), 진야곱(두산), 이재학(NC) 등이 혐의를 받았다.
KBO는 25일 승부조작을 자진신고한 유창식과 지난해 7월 승부조작을 시인한 이태양(전 NC)에게 징계를 내렸다. 이태양은 영구실격, 유창식은 자진신고를 감안해 3년 실격이다.
KBO는 이번 상벌위원회에서 승부조작에 관련된 선수로는 이태양, 유창식 2명만 징계를 논의했다. KBO 관계자는 "기소돼 재판 결과까지 뚜렷하게 나온 선수만 먼저 상벌위원회를 열었다"며 "다른 선수들은 아직 기소되지도 않고, 무혐의를 주장하는 선수들도 있다. 결과물이 나온 이후에 징계를 논의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태양은 1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유창식은 지난해 12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이성민, 안승민은 아직 검찰의 수사 진행 단계다.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성민은 경찰 수사에 이어 검찰 수사에서도 여전히 '승부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불법 도박사이트 베팅 혐의를 받고 있는 안승민도 자신과 관련된 혐의 사실을 부인해 왔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이 수사한 승부조작, 불법베팅 사건은 의정부지검에서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관계자는 "설날 연휴가 끝나고 2월 초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야곱과 이재학은 불법 베팅 혐의(시기가 2011년 두산 시절)를 받고 있지만, 공소 시효가 만료됐다. 그런데 진야곱은 경찰 수사에서 베팅 사실은 인정했고, 이재학은 이를 부인했다. 대리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학은 "불법 도박사이트에 베팅을 부탁한 것이 아니고 진야곱에게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공소 시효가 만료돼 검찰 수사 대상이 아니라 KBO가 어떻게 징계를 논의할 지 고민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이성민, 안승민, 진야곱, 이재학은 혐의 관계나 검찰 수사와 관련해 제각각 조금씩 다른 상황이다. 의정부지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기소를 통해 재판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한참 걸릴 전망이다. 이들의 KBO 징계는 그 이후에나 논의된다. /orange@osen.co.kr
[사진] 이성민-이재학-진야곱-안승민(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