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의 '전인미답' 트리플-트리플, 이제는 '없던 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1.26 05: 59

우사인 볼트(31, 자메이카)가 세운 전인미답(前人未踏)의 '트리플-트리플(올림픽 3회 연속 3관왕)'이 없던 일이 됐다.
9년 전에 동료가 사용한 금지약물이 볼트의 대기록에 흠집을 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자메이카가 2008 베이징 올림픽 육상 남자 계주 400m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박탈한다"고 밝혔다. IOC는 당시 자메이카 대표로 남자 400m 계주에 참가한 네스타 카터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발견했다. 이에 볼트도 올림픽 금메달 1개를 잃었다.
카터가 사용한 금지약물은 메틸헥산아민이다. 메틸헥산아민은 흥분 효과를 가져와 사용한 사람의 운동 수행 능력을 높인다. 이 때문에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카터는 9년 전 소변 검사에서 메틸헥산아민의 사용을 들키지 않았지만, 지난해 IOC가 재검사에서 발각돼 금메달을 잃게 됐다.

카터의 금메달만 취소된 것이 아니다. 함께 남자 400m 계주에 출전한 동료들의 금메달도 취소됐다. 당시 자메이카 대표팀은 카터와 볼트, 아사파 포웰, 마이클 프레이터로 구성돼 결선에서 37초1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카터가 금지약물을 사용하는 바람에 4명의 금메달은 없던 일이 됐다.
금메달만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올림픽 육상 역사상 전무했던 대기록도 사라졌다.
볼트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100m, 남자 200m, 남자 400m 계주 금메달 획득을 시작으로,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해당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육상 역사상 첫 트리플-트리플이었다. 그러나 시작점이 됐던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3관왕이 2관왕으로 바뀌면서 트리플-트리플은 없던 일이 됐다.
볼트의 올림픽 통산 육상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도 취소됐다. 볼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통산 9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1920년대 장거리 스타였던 파보 누르미(핀란드)와 1980년대 단거리 스타 칼 루이스(미국)와 함께 올림픽 역사상 육상 최다 금메달 보유자가 됐다. 그러나 불과 5개월 만에 1개의 금메달을 빼앗기며 뒤로 물러나게 됐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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