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치고 나가는 '2강' SK텔레콤-KT, 누가 더 셀까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1.26 03: 24

불과 2주차까지 진행된 초반이지만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는 옛말은 이번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됐다. '판티스틱4'와 '슈퍼 팀'으로 불리던 2강 SK텔레콤과 KT가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25일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2주차가 마무리됐다. 2주간 성적을 되돌아보면 드러난 구도는 우선 '2강 6중 2약'이다. SK텔레콤과 KT가 3승 무패 무실세트를 기록하면서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그 뒤를 이어 2위 그룹으로 삼성과 bbq가 2승 1패 득실 차이로 3위와 4위에 올라가있다. 2경기를 치른 아프리카는 1승 1패로 5위, 4위 그룹을 롱주 MVP 타이거즈가 1승 2패로 형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콩두가 2패(득실 -3) 진에어가 3패(득실 -5)로 최하위 그룹에 포함됐다.

팀 당 많게는 3경기 만 진행됐지만 SK텔레콤과 KT의 기세는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다. 압도적을 넘어선 패도적인 경기력 차이로 상대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초반 시작이 원활하지 못하더라도 이내 균형을 넘어 결국 상대방의 넥서스를 부시고 있는 양 팀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후니' 허승훈과 '피넛' 한왕호가 가세한 SK텔레콤은 특유의 시스템에 벌써 두 선수가 녹아들었다. '후니' 허승훈은 보란듯이 탱커로 캐리 모드를 발동해 딜러 위주의 챔피언만 사용한다는 혹평을 보기 좋게 깨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피넛' 한왕호 역시 발군의 피지컬과 게임 센스로 SK텔레콤의 주전 정글러를 단박에 꿰찼다. 그는 지난 24일 락스 타이거즈와 경기 2세트서 롤챔스 10연패로 부침에 빠졌던 챔피언 '리 신'으로 화끈한 발길질을 선보이며 저주를 걷어찼다.
여기다가 간판스타 '페이커' 이상혁은 더 진화한 상태다. 오리아나 코르키 카시오페아 카타리나로 연일 캐리모드를 발동하고 있다. 락스전 1세트서 카시오페아로 '미키' 손영민에 올린 퍼스트블러드나 3경기 연속 2세트 카타리나의 죽음의 무희를 선보이면서 상대를 농락하고 있다.
더 기 막힌건 최종보스로 불리고 있는 '뱅' 배준식과 '울프' 이재완에게는 위기 조차 없었다는 사실. 전문가들 역시 끝을 알 수 없는 SK텔레콤의 강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군대로 따진다면 잘 조직화된 일당백의 특수부대 느낌이 강하다.
KT 역시 점점 강력함을 경기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SK텔레콤과 비교해 시스템적으로 완성도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지만 개개인의 탁월한 능력으로 상대들을 압도하고 있다. 중위권팀들도 KT와 맞 상대를 치르면 라인전부터 들어오는 숨이 턱 막히는 압박에 놀랄 지경이다. KT와 이번시즌 경기를 치른 한 선수는 "라인전부터 정신없다. 한 순간만 놓쳐도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나 뿐만 아니라 전 라인이 대부분 비슷한 지경이었다. 다음에 붙을 때는 지난번 보다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KT 선수들의 실력을 인정했다.
KT 선수들의 기량은 매 경기 터져나오는 슈퍼 플레이로 확인할 수 있다. 락스 타이거즈와 개막전 1세트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단박에 승부를 판가름한 '데프트' 김혁규의 이즈리얼 플레이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김혁규는 완벽하게 치고 빠지는 딜러의 교과서 같은 플레이로 '성환' 윤성환의 그레이브즈를 뒤로 물리게 한 다음 과감하게 앞으로 치고 나가면서 마무리 지었고, '린다랑' 허만흥의 실수를 잘 이용해 자연스럽게 위치를 잡은 이후 '미키' 손영민과 '키' 김한기를 단숨에 정리했다.
'스코어' 고동빈도 롱주전에서 차세대 정글러로 꼽히는 '크래쉬' 이동우를 압도했고, '폰' 허원석 역시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개막 당시 불안했던 조직력이 경기를 거듭할 수록 매끄러워지고 있어 그 한계를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지훈 KT 감독은 "아직 SK텔레콤과 비교하면 분명 부족하다. 스크림을 해보니 아직 힘들다는 걸 쉽게 알겠더라"라고 손사래를 흔들면서도 "하지만 조직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전에서는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승부를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클템' 이현우 해설은 "만약 당장 붙는다면 지금은 SK텔레콤이 더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잘 짜여진 SK텔레콤의 시스템에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잘 녹아들었다, 반면 KT는 시스템적인 모습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두 팀의 대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시점이 어떤 팀이 이길지 전혀 감을 잡기 힘들다"라고 상위 구도에 자리잡은 두 팀의 경기 스타일을 분석했다.
롤챔스 스프링 스플릿부터 '최고'의 자리를 두고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과 KT. 오는 3월 2일과 5일 연달아 격돌하는 SK텔레톰과 KT의 연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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