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지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인어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그녀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푸른 바다’의 전설이다.
SBS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은 지난해 11월 첫 방송돼 지난 25일 20부작으로 종영할 때까지 시청률 20%를 넘기는 인기를 끌며 수목극의 강력한 선두주자로 군림해왔다.
인기의 요인은 두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빛나는 캐릭터들, 특급 카메오 열전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판타지를 가능케 한 전지현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전지현은 극중 육지로 올라온 인어 심청 역을 맡았다. 심청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허준재(이민호 분)와의 인연을 이어온 바. 조선시대에서는 상처받은 인어로 아련한 분위기를 풍겼다면, 현대에 와서는 처음 접하는 인간 세계에 코믹한 장면도 대거 만들어냈다.
특히 손으로 파스타를 집어서 우걱우걱 먹는다거나, 준재의 집에 숨어들어와 바나나부터 케이크까지 잔뜩 먹고 후드티를 입은 채로 옷걸이에 걸려있던 장면은 명장면이다. 카메오들과의 케미스트리도 넘쳤다. 인어 선배로 등장해 심청에게 진주를 만들어 돈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려준 조정석이라거나, 패션 허세 거지로 등장해 심청과 우정을 나눈 홍진경, 육지에 막 올라온 인어로 심청에게 인간 세계에 대해 배워간 김슬기까지 붙기만 하면 웃음이 터졌다.
또한 원조 첫사랑의 여신답게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는 매회 감탄을 불러오기 충분. 이는 상상 속의 존재인 인어를 더욱 신비롭게 보이게 했다. 남성들의 환상 같은 존재인 전지현표 인어였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설득력을 얻었다는 평.
20부작이 진행되는 동안 전지현은 자신에게 쏠린 기대에 대한 부담감을 딛고 당당하게 증명했다. 최고시청률 21%(닐슨코리아)로 압도적 수목극 1위와 ‘푸른바다의 전설’에 푹 빠진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마지막까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전지현의 인어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푸른 바다의 전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