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본프로야구에서 스즈키 이치로(현 마이애미) 소속 구단의 홈경기가 열릴 때면 이치로의 수비 위치(우익수)와 가까운 오른쪽 외야석부터 관중이 들어찼다.
야구천재 이치로를 최대한 가까이에서 지켜보기 위해서다. 올 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홈그라운드(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분위기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현역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은 1루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정규 시즌 개막전에 지명타자가 아닌 1루수로 선발 출장하고 내가 몸이 되고 성적이 된다면 1루수로서 100경기 이상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타격 뿐만 아니라 1루 수비도 일품.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센트럴리그 1루수 수비 기회 연속 무실책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1루 복귀와 관련해 "1루수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은퇴 전 1루수로서 내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다. 단순히 내 욕심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면서 "내가 지명타자로 뛰면 경기당 4~5차례 타석에 들어선다. 마지막 시즌인 만큼 팬들께 조금이라도 내가 뛰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1루수로 뛰겠다"고 대답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홈팀 관중석은 3루쪽이지만 이승엽의 1루 수비를 지켜보기 위해 1루 관중석 및 익사이팅존을 찾는 삼성팬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이기에 홈경기 관중수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이승엽의 계보를 이을 포스트 라이언킹으로 불리는 구자욱은 1루에서 우익수로 수비 위치를 옮긴다. 수비 부담을 줄이고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야로 수비 범위를 넓혔다. 병행이 아닌 완전 이동이다.
구자욱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앞세워 외야를 마음껏 누빌 태세. 활력 넘치는 구자욱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또한 연예인 뺨치는 뛰어난 외모와 완벽에 가까운 뒤태를 지켜보려는 여성팬들이 우측 외야 관중석에 대거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사자 군단의 전설과 미래로 불리는 이승엽과 구자욱의 포지션 이동을 통해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껏 보여줬던 모습이라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