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V5] '빅3' 임영희-양지희-박혜진, '5연속 1위' 주역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1.28 06: 03

임영희(37), 양지희(33), 박혜진(27)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우리은행이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우리은행이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은 27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17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2위 삼성생명을 86-67로 꺾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24승 1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삼성생명(13승 12패)과 승차를 11경기로 벌려 남은 10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새로운 왕조의 탄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은행은 2012-2013 시즌에 위성우 감독이 부임한 후 내리 5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우리은행에 앞서 통합 6연패를 기록하며 무너지지 않을 것만 같던 신한은행 왕조도 우리은행에 힘을 쓰지 못했다.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 왕조의 기틀을 잡았지만, 5연패의 모든 배경이라고 할 수는 없다. 코트에서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5년 동안 우리은행의 주축 멤버로 활약한 양지희, 임영희, 박혜진은 지난 5년 동안 투입된 우리은행의 선수들 중 최고였다.
양지희는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기 전부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양지희 덕분에 안정된 골밑은 우리은행의 강점이었다. 올 시즌에는 무릎 부상 때문에 예년보다 기록이 좋지 않지만, 부상 복귀 이후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기 시작하며 우리은행의 연승 질주를 이끌고 있다.
우승 후 주장 양지희는 "올해 우승컵을 들 때 약간 대리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선수들에게 미안함이 있다. 활약이 없었는데 최소경기로 우승해서 고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맏언니 임영희의 꾸준함도 양지희에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양지희 이상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3점에 가까운 득점은 물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평년 수준을 올리고 있다. 누구보다도 경험이 많고 노쇠화도 보이지 않는 임영희 덕분에 우리은행은 경기 중에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상대를 괴롭히고 있다.
너무 잘한다는 칭찬에 임영희는 "주변에서 우리 팀이 압도적이라고 하시는데 우리는 그렇게 느끼며 뛰지 않는다. 후반에 점수를 벌려 이긴 경기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무조건 압도적이라는 생각이 더 독이 된다. 그런 마음 없이 게임에 임하다보니 압도적이라고 보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혜진은 어느 시즌보다 강력한 우리은행의 올 시즌을 설명할 때 빠질 수 없다.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꾸준하게 기량이 발전한 박혜진은 역대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득점은 물론, 리바운드 어시스트까지 개인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박혜진이 있기에 올 시즌의 우리은행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승이 확정된 후 박혜진은 "예전에 4년 연속 꼴찌를 했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정말 감사하다. 꼴찌할 때 기분을 잊지 않아서 훈련이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성적도 좋았다. 농구를 그만두기 전까지 4년 간 꼴찌했던 그 기분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잊지 않는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자신을 돌아봤다. 
위성우 감독은 "올 시즌 새로운 선수들이 많았다. 우리 팀에는 임영희, 양지희, 박혜진이라는 큰 틀이 있다. 기존 선수들도 이 선수들에게 녹아들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빅3'를 칭찬했다. 
뛰어난 선수는 팀을 정상으로 이끌 수 있다. 그러나 한 시즌이 아닌 매 시즌 정상으로 이끄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은행에는 뛰어난 선수가 세 명이나 존재했다. 양지희, 임영희, 박혜진이라는 '빅3'의 공존 속에 우리은행은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임영희-양지희-박혜진 /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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