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패자’ 삼성생명, 돋보였던 동업자 정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1.28 06: 05

삼성생명이 프로스포츠다운 동업자 정신을 선보였다. 
아산 우리은행은 27일 열린 삼성생명 2016-17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에서 2위 삼성생명을 86-67로 눌렀다. 24승 1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삼성생명(13승 12패)과 승차를 11경기로 벌려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생명은 3쿼터 후반까지만 해도 2점 차 내외로 시종일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김한별을 변칙 주전으로 기용해 박혜진을 수비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외국선수 엘리사 토마스도 존쿠엘 존스를 상대로 선전했다. 

문제는 체력과 집중력이었다. 우리은행은 4쿼터 존스(21점, 20리바운드), 박혜진(18점, 6어시스트), 임영희(15점)가 동반 폭발하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삼성생명은 토마스(14점, 10리바운드)와 박하나(14점)가 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우리은행 선수들은 후보 선수들까지 코트로 들어와 기쁨을 만끽했다. 이 때 패자는 우승팀이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도록 조용히 코트에서 물러난다. 우승이 우리은행의 연고지 아산에서 확정됐기에 더욱 남의 잔칫집 분위기였다.
삼성생명은 달랐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코트 한쪽에 일렬로 도열해 우리은행이 우승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예의를 갖췄다. 백종원을 닮은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에게 꽃다발까지 선사한 뒤 함께 기념촬영까지 했다. 승부가 우선시되는 한국프로스포츠 환경에서 보기 드문 훈훈한 장면이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오동석 단장님과 임근배 감독님이 우리은행을 축하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말씀하셔서 도열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하지만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아있다. 삼성생명이 우리은행 정규리그 우승을 축하해줬다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양보할 생각은 없다. 박하나는 “우리은행을 꼭 이기고 싶다. 다음에 챔프전에서 만나 꼭 이기겠다”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우리은행의 우승을 지켜본 삼성생명 역시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아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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