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빅보이' 이대호(35, 롯데)가 복귀 첫 시즌부터 KBO리그를 휩쓸 수 있을까.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뛴 이대호는 당장 KBO리그의 최고 타자가 될 기량을 갖추고 있다. 7년 전인 2010시즌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가 복귀 후 어떤 개인 타이틀을 가장 먼저 차지할까.
이대호는 2010시즌 막강 롯데 타선을 이끌며 타율, 홈런, 타점, 최다안타, 득점, 출루율, 장타율 7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타율 0.364 44홈런 174안타 133타점 99득점 출루율 0.444 장타율 0.667. 도루를 제외하고 혼자서 트로피를 독차지했다.
당시 롯데는 홍성흔, 가르시아 등 강타자들이 이대호를 받쳤고 손아섭, 강민호가 처음으로 3할타자가 된 해였다. 신구조화가 이뤄 막강 타선이었고, 이대호는 커리어하이 성적을 내면서 7관왕이 탄생했다. 타선이 좋은데다 로이스터 감독의 '두려움 없는' 공격 야구로 시너지 효과가 났다.
올해 롯데 타선은 2010시즌보다는 떨어질 전망. 외국인 타자 번즈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두는 내야수다. 황재균이 빠져나갔고, 7년전 처음 3할을 쳤던 강민호와 손아섭이 주축이다.
#홈런
이대호는 박병호, 테임즈 같은 풀히터 홈런타자 유형보다는 유연한 폼에서 정확도를 바탕으로 홈런을 만들어내는 타입이다. 풀히터가 아닌 스프레이 히터. 육중한 체구에서 나오는 힘이 있어서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맞으면 좌우 가리지 않고 홈런이 된다. '안타를 치려다 보니 홈런 타구가 나온다'는 것이 딱 이대호에게 들어맞는다.
만 35세인 이대호의 홈런 갯수는 2010시즌처럼 40개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거포 박병호(미네소타), 테임즈(밀워키)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40개 미만에서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공동 홈런왕 최정(SK), 2년차 시즌인 로사리오(한화), 최형우(KIA) 등과 경쟁해 볼만 하다.
#타율
개인 타이틀 중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타율이다. 이대호는 KBO리그 마지막 2시즌에서 0.364-0.357 고타율을 기록했다. 일본과 메이저리그 경험으로 외국인 투수들이 까다롭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떠난 사이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신예 투수들이 성장했지만, 이대호에게 어려운 상대는 아닐 것이다. 그의 스윙은 몸쪽, 바깥쪽 가리지 않고 히팅 포인트가 가능하다.
투고타저인 KBO리그에서 정상급 몇몇 투수들만 경계한다면, 타율 관리는 해볼만하다. 김태균, 최형우, 손아섭 등과 좋은 경쟁이 될 것이다.
#장타율
박병호,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로 떠나가면서 장타율 부문도 혼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한 최형우, 김재환 등과 상위권을 다툴 수 있다. 발이 느려 장타를 치고도 2루타가 되지 못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 테임즈처럼 단번에 두각을 나타내는 외국인 타자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출루율
출루율은 정교한 타격과 함께 선구안이 좋은 김태균이 독보적이다. 김태균은 2012시즌부터 출루율 0.474-0.444-0.463-0.457-0.475를 기록했다. 2015년 제외하곤 최근 5년간 네 차례 타이틀을 차지했다. 이대호도 선구안이 좋은 편이다. 고타율을 유지한다면 출루율에서 김태균과 좋은 라이벌 구도가 될 수 있다.
#최다안타
2010년 경기당 많은 숫자는 아니었다. 144경기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140경기 정도 뛰어야 최다안타 타이틀 경쟁의 기본 조건이 될 것이다. 타격감이 좋은 빠른 타자들인 이용규, 서건창과 지난해처럼 고타율을 기록한 4번타자들인 최형우, 김태균 등 어디서 경쟁자들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타점
롯데 상위타선이 좋은 편이 아니라 조금 불리하다. 상위타선이 좋은 KIA의 최형우, 한화의 김태균, 두산의 김재환 등에 비해 타점 경쟁에선 이대호가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김문호가 지난해만큼 성적을 기록하며 테이블세터로 나선다면 이대호의 타점 쌓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득점
득점도 복귀한 이대호에게 기대치가 낮아 보인다. 지금 롯데 타선은 이대호 뒤의 5~6번이 그렇게 강력하지 않아 불리하다. 지난해 정근우, 손아섭, 나성범, 서건창 등이 득점 상위권이었다. 올해도 이들이 득점 타이틀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