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탓일까. 4회 연장을 결정해 내달 26일 종영하는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맥이 빠져 싱거운 전개로 갈수록 재미를 잃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안긴다.
28일 오후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에서 연인 이동진(이동건 분)과 나연실(조윤희 분)의 관계가 흔들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굳건하고 달달한 러브라인을 자랑하던 두 사람이 갑자기 불안해진 건 연실의 전 남자친구 홍기표(지승현 분) 때문.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연실이 아무리 착하다고 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해 연인관계가 흔들리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날 동진과 연실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기표로 인해 일이 틀어졌다. 샵에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받고 나오던 연실이 기표에게 납치당했기 때문인데, 기표는 연실에게 사랑을 강요하며 동진과의 결혼을 막아섰다.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기표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전 남편 동진을 찾고 싶었던 민효주(구재이 분)가 보석금을 지불해서다. 효주는 동진과 연실의 결혼식이 깨졌다는 소식을 듣고 “돈 값 했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위치 추적을 통해 연실이 납치된 장소를 알아낸 동진은 곧바로 구하러 갔고, 그와 연실의 사이를 질투한 기표가 동진과 몸싸움을 벌이다 선반의 물건들이 머리 위로 떨어져 응급실로 실려 갔다.
연실은 모든 게 자신의 탓이라고 여겨 기표와 그의 어머니가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 응급실에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만 생각해준 동진의 마음을 무시한 결정으로, 이들의 관계가 어색해지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기표에게는 사랑한 게 아니라 채무자로서 대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갑자기 그의 곁을 지키겠다며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놓아버린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앞서 암에 걸린 줄 알았던 복선녀(라미란 분)가 저뇌척수액 압박성 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차라리 임신이나 시한부 인생이 낫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삼 복기할 만큼 신선하지 못할뿐더러 연장방송을 택한 드라마의 무의미한 사랑타령마냥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 물론 해피엔딩만이 옳은 결정이라고 볼 순 없지만 연실의 우유부단한 성격이 반감을 안기게 됐다./ purplish@osen.co.kr
[사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