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만든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뜻밖의 재미와 함께 시국과 국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말 그대로 소름돋는 엔딩이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미스터리한 사건이나 잘 설명되지 않는 기묘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대중의 참여를 통해 진실을 파헤쳐보는 새로운 형식의 집단지성 X 미스터리 추리 토크쇼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결방 아쉬움을 달래주는 의미있는 방송이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사실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그것이 알고싶다' 출신인 김규형 PD와 박진아 작가가 의기투합해 제작한 프로그램. 이에 이들이 만들어낼 본격적인 미스터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이 쏠렸다.
이날 방송에는 5명의 미스터리 콜렉터로 김의성, 성시경, 타일러, 한혜진, 신동이 출연했다. 이들은 제작진에게 각기 다른 2개의 힌트를 받았는데 이는 '7년 간 풀리지 않는 한 남자의 기묘한 죽음'이라는 미스터리와 연관이 있었다. 이 남자는 개러스 윌리엄스로, 2010년 나체 상태로 자물쇠가 달린 가방 안에 들어가 죽었다는 것.
5명은 방송 내내 이 남자의 죽음이 타살인지 아닌지를 각각의 이유를 들어 추리해나갔다. 경찰은 2년 6개월 간의 수사 끝에 폐소기호증으로 질식사를 했다고 최종 발표를 했다. 폐소기호증은 밀폐된 공간에서 흥분을 하게 되는 성적 취향을 말한다.
하지만 하나씩 퍼즐을 맞춰본 결과 개러스 윌리엄스는 MI6 비밀요원이었고, 클린턴 바디 카운트 중 하나일 것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됐다. 클린턴과 연관된 민감한 기밀 문서를 입수했고, 이 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렸을거라는 것.
이 방송은 출연자들의 선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 건 의미심장한 엔딩이었다. 제작진은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비밀을 알려고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한 대가를 치러야 하고 삶과 죽음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는 얼마나 비극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낼테니까요", "악당은 언제나 성실하고 비밀은 저절로 드러나지 않는다. 의심의 끈을 놓는 순간, 뜻밖에도 비밀은 당신에게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덧붙여 시청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미스터리를 붙잡고 물고 넘어지는 과정 자체가 작금의 현실에 큰 시사점을 안겨다준다고 판단한 제작진의 의중이 제대로 적중한 것.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결방 아쉬움을 제대로 달래주며 호평을 얻은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이 정규 편성 카드를 떠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arkjy@osen.co.kr
[사진] '뜻밖의 미스터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