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결혼했어요' 혹은 '우리 동거했어요' 느낌이다. MBC의 주요 예능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와 '나 혼자 산다'에서 맛 볼 수 있는 핵심적인 재미를 집약해 놓은 듯한 강점을 가진 프로그램. MBC에서 파일럿으로 편성된 '발칙한 동거'의 이야기다.
정규 편성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 방송 이 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 전혀 다른 라이프 스타일의 연예인 집주인과 세입자가 만나 만드는 의외의 볼거리가 인상적. 설렘은 덤이다.
일단은 스타들의 '민낯'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방송이 아닌, 현실 속 스타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목을 끄는데, 여기에 '동거'라는 요소로 예상하지 못한 케미스트리들이 만들어지는 바.
지난 28일 방송된 MBC 설특집 파일럿 '발칙한 동거 빈방있음'(연출 최윤정, 이하 '발칙한 동거') 3부 역시 흥미로웠다.
피오-홍진영-김신영, 김구라-한은정, 오세득-우주소녀 등 3팀의 동거기는 웃음을 빵빵 터뜨리다가도 묘한 뭉클함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배꼽을 잡는 예능적인 요소들도 확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들로 훈훈한 정을 나누는 모습은 꽤나 보기 좋았다는 평이다.
평소 독설을 서슴치 않는 김구라의 은근히 따뜻한 모습이나 여배우 한은정의 앙탈 가득한 귀여운 면모.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지내며 호흡을 맞춰가는 장면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몇이나 될까.
오세득 셰프와 걸그룹 우주소녀 13인의 동거도 흥미로웠다. 성별은 남자지만 엄마처럼 멤버들을 꼼꼼하게 챙기는 오 셰프와 이에 자필 편지로 감사함을 전하는 우주소녀의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블락비 피오와 홍진영, 김신영의 동거도 신선했다. 피오는 아침부터 두 누나를 깨우는데 애를 먹었다. 잘 때 깨우는 것이 싫다는 두 사람을 어떻게 깨워야할지 고민이었던 것. 우여곡절 끝에 눈을 뜬 이들은 아침식사에 나섰다.
피오의 라면과 김신영의 해독주스라는 묘한 콜라보레이션도 인상적. 특히 김신영의 취미인 레고 조립을 함께하며 시간을 공유하는 모습들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고, 시청률까지 뒷받침 해준다. 28일 오전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MBC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이하 발칙한 동거)는 전국 기준으로 1부는 5.4%, 2부는 8.3%의 시청률을 기록한 바. 설특집 파일럿 중 1위를 차지한 수치였다.
정규 편성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점쳐 볼 수 있는 분위기다. '발칙한 동거'를 다시 만나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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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