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설 연휴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모처럼 모인 온 가족이 즐겨볼 수 있도록 마련된 지상파 3사의 설특집 파일럿 역시 대부분 성적표를 받아들고 엇갈린 희비를 보여주고 있다.
본디 예능가에서 명절이란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절호의 찬스다. 파일럿으로 방송 당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 정규 편성에 안착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영영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수. 이번 설날에도 많은 프로그램이 정규로 편성되기 위해 애쓴 가운데, 그중 어떤 것들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는지 살펴보자.
▼ 27일 MBC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1위(8.3%)
역시 파일럿 강자 MBC다운 활약이었다. 설 전날인 27일에는 KBS 2TV '걸그룹 대첩-가(歌)문의 영광'과 MBC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SBS '生리얼수업-초등학쌤'까지 총 세 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였는데, 그중 '발칙한 동거'가 압도적인 수치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연속으로 2회 방송된 '발칙한 동거'는 1부에서는 5.4%, 2부에서는 8.3%를 기록했고 '걸그룹 대첩'은 4.5%, '초등학쌤'은 1부 3.4%와 2부 4.6%에 그쳤다.
특히 '발칙한 동거'는 피오와 홍진영 김신영, 한은정과 김구라, 우주소녀와 오세득이 각각 집주인과 셋방 식구로 분해 색다른 매력의 동거 생활을 보여주며 웃음을 선사,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 28일 MBC '가출선언-사십춘기' 1위(6.3%)
권상우와 정준하가 손 잡은 '가출선언-사십춘기' 1부가 6.3을 기록하며 이날 파일럿 방송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전날 1위에 올랐던 '발칙한 동거' 3부는 3.8%로 이전보다 다소 떨어진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역시 SBS가 선보인 '코미디 서바이벌 희극지왕'과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보다 앞서는 성적이었다.
'사십춘기'는 권상우와 정준하라는 독특한 조합이 만드는 재미와 감동이 신선했다는 평이다. 다만 '뜻밖의 미스터리 클럽'은 2.2%를 웃도는 저조한 시청률과 별개로 단연 돋보이는 화제성을 나타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만든 것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은 대로, 영화 뺨치는 스릴감은 물론 진실을 촉구하는 뼈있는 메시지가 정규 편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 29일 승자의 주인공은?
오늘(29일)은 KBS 2TV '언니의 소개팅'과 MBC '오빠생각', SBS '내 생애 단 하나의 기억-천국사무소'가 베일을 벗는다. 먼저 '엄마의 소개팅'은 혼자가 된 스타의 엄마에게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주는 황혼로맨스를 다루며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원조 '컴퓨터 미인'이자 최근 '푸른바다의 전설'에서 희대의 악역을 연기해 눈길을 끈 황신혜가 붕어빵 모친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오빠생각'은 일명 '영업 영상'을 제작하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으로 악마의 입담 탁재훈부터 양세형, 아스트로 차은우, 배우 윤균상 등 개그맨과 아이돌 배우를 넘나드는 화려한 라인업이 기대를 높였다. 이어 '천국사무소'는 스타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순간을 되짚는 프로그램으로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그 주인공으로는 안재욱과 강신일, 조세호가 발탁돼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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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각 방송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