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숙 작가가 결국엔 막장카드를 꺼내들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그간 구현숙 작가가 선보인 드라마들과는 달리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뭉클함도 있었고 코믹함도 있었다. 그렇게 반 이상을 이끌어갔던 구현숙 작가가 최근엔 막장 요소로 다시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방송 전부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구현숙 작가가 집필했다는 이유로 막장 드라마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구현숙 작가는 앞서 ‘백년의 유산’, ‘전설의 마녀’ 등 선악 구도가 명확한 인물 구성이나 출생의 비밀, 납치 등 막장 요소들이 즐비했었기 때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맞춤양복점 월계수 양복점을 배경으로 사연 많은 네 남자의 눈물과 우정, 성공 그리고 사랑을 그리는 작품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도 역시 막장 스토리로 전개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그동안의 KBS 주말드라마답게 유쾌하면서 감동적인 스토리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만술(신구 분)의 가슴 따뜻한 인정, 그리고 배삼도(차인표 분), 이동진(이동건 분), 나연실(조윤희 분)이 양복을 대하는 자세는 진정성 있는 직업의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그리고 여기에 주인공들의 러브라인이 더해지면서 시청률이 탄력을 받았다. 이동진과 나연실 커플이 위기 속에서 굳건한 사랑을 보여주고, ‘아츄커플’이라 불리는 강태양(현우 분)과 민효원(이세영 분)의 달달하고 알콩달콩한 사랑은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다. 또한 배삼도와 복선녀(라미란 분)의 코믹한 사랑도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스토리가 전개됐다. 답답한 전개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막장 요소가 튀어나왔다. 태양과의 연애를 반대하는 효원의 엄마 고은숙(박준금 분)이 실어증에 걸리는가 하면 결혼을 앞둔 나연실을 홍기표(지승현 분)가 납치했다.
거기다 알고 보니 홍기표가 나연실의 아버지에게 신장이식 했다는 게 사실은 거짓말이었다는 것까지, 이 모든 내용이 최근 4회의 짧은 방송에서 그려졌다. 그리고 고은숙은 실어증이 나았지만 효원에게 이를 감췄다가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이제 종영까지 8회 남은 상황. 얼마든지 만회할 시간은 있다. 따뜻한 가족이라고 불렸다가 요즘에는 막장극이라 불리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과연 구현숙 작가가 지금의 스토리를 어떻게 마무리 할지 궁금하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