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의 귀재’ 넥센이 또 한 번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달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출국했다. 52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오는 15일까지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넥센은 1일부터 현지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참가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특이사항이 있다. 넥센의 캠프 참가선수 31명 중 내야수는 7명이다. 주장 서건창(28)과 유격수 김하성(22)은 WBC 국가대표 차출로 전지훈련에서 빠졌다. 대신 넥센은 신인 김혜성과 이정후를 포함시켰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두 선수는 해외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
넥센은 지난해 6월 치러진 2017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이정후(19, 휘문고)를 선택했다. 이어 넥센은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유격수 김혜성(19, 동산고)을 뽑았다. 두 선수 모두 향후 넥센을 책임질 재목으로 꼽힌다.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47)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이다. 그는 내야와 외야를 모두 볼 수 있는 특급유망주다. 김혜성은 2016년 총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489(94타수 46안타)를 기록,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한 고교최고타자출신이다.
고교 최고의 선수였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 이정후는 “역시 프로는 듣던 대로 아마와 차이가 많다. 체계적이다. 자기개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느꼈다. 힘에서 정말 큰 차이가 난다. 형들을 보니까 힘이 좋다”며 웨이트트레이닝에 힘을 줬다.
김혜성은 “넥센에 오고 싶었다. 넥센이 신인육성에 좋다고 들었다. ‘나도 넥센에 가서 열심히 해서 1군 무대서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젊은 선수들이 잘한다”면서 기뻐했다.
사실 넥센은 두 선수의 미국캠프 참가까지는 고려하지 않았다. 신인 두 명 역시 미국캠프에 가고는 싶었지만 희망사항으로만 여겼다. 서건창과 김하성의 차출로 신인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두 선수는 우상으로 삼고 있는 선배들에게 한 발 접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이정후는 “서건창 선배가 노력하는 모습이 멋지다. 실제로 보니까 역시 200 안타를 괜히 치는 게 아니구나 싶다”며 서건창을 롤모델로 삼았다. 김혜성은 “김하성 선배를 좋아한다. 나이가 어린데도 우리 팀 주전 유격수다. 본받을 게 많다. 야구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다”며 선배를 동경했다.
보름 동안의 미국전지훈련을 마친 두 신인 선수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까. 넥센의 미래는 두 선수의 어깨에 달렸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이정후(좌), 김혜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