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설’ 맥도웰, “KBL 레전드 선정, 영광이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02 06: 05

전설은 살아있다. 다만 팬들의 기억에서 잠시 잊힐 뿐이다.
1997년 2월 1일 출범했던 한국프로농구(KBL)가 성년을 맞았다. KBL은 출범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난 20년 동안 코트를 수놓았던 선수 중 최고의 별 12명을 선정한 것이다. 
‘산소 같은 남자’ 이상민, ‘람보슈터’ 문경은, ‘에어’ 전희철,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 ‘농구대통령’ 허재는 이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농구의 기둥 ‘국보센터’ 서장훈과 ‘매직히포’ 현주엽은 각각 방송인과 해설위원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캡틴’ 양동근, 애런 헤인즈, 김주성, ‘철인’ 주희정은 아직도 현역선수로 코트를 누비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12명의 전설 중 유독 얼굴을 볼 수 없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프로농구 외국선수의 대명사 조니 맥도웰(46)이었다. 맥도웰은 KCC의 전신 대전 현대의 첫 정규리그 3연패(1998-2000) 주역이다. ‘검은 탱크’ 맥도웰은 7시즌 동안 평균 22.3점, 12.1리바운드, 4.5어시스트, 1.6스틸, 0.9블록슛을 기록했다. 맥도웰은 3년 연속 최고외국선수상을 독식하며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됐다. 동네농구에서 못생기고 힘 좀 쓴다는 선수들은 전부 ‘맥도웰’이란 별명을 얻던 시절이 있었다.
맥도웰은 1997년부터 7시즌 동안 활약한 활약하며 장수외국선수의 대명사가 됐다. 맥도웰의 최장수 기록은 9시즌 째 뛰고 있는 애런 헤인즈에 의해 깨졌다. 헤인즈는 지난 2015년 11월 맥도웰이 보유하고 있던 정규리그 외국선수 통산득점 1위 7077점까지 돌파했다. 
OSEN은 KBL 20주년을 맞아 ‘레전드’ 맥도웰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레전드 선정에 대해 맥도웰은 “정말 영광이다. 뽑아준 KBL에 감사하다. 내가 레전드 중 몇 등인가?”라며 관심을 보였다. 순위와 상관없이 12명 중 외국선수는 헤인즈와 둘 뿐이라고 설명했다. 맥도웰은 “같이 뛰던 이상민과 추승균이 감독이라니 참 세월이 빠르다”면서 추억에 젖었다. 
프로농구 초창기 외국선수인 맥도웰은 193cm의 작은 신장으로 골밑을 평정했다. 한국이 아니었다면 그는 프로농구 선수로서 생활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에 맥도날드를 차리겠다는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었다. 
KBL은 20주년을 맞아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하지만 ‘전설’ 맥도웰을 한국으로 깜짝 초청하는 행사를 가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만큼 팬들에게 좋은 선물은 없었을 것이다. 
맥도웰은 “한국에서 뛸 기회가 있어 정말 감사했다. 한국에서 코치를 맡거나 다른 농구관련 일을 하면서 KBL과 다시 인연을 맺고 싶다.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면서 한국행을 원했다. 
맥도웰에게 KBL이 그린 일러스트도 보여줬다. 맥도웰은 “내가 현대시절 유니폼을 입고 있도록 그려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내 번호를 영구결번 시켜주면 좋겠다. 이제 추승균이 KCC 감독인가?”라며 웃었다. 
현재 KCC에는 ‘시계형님’ 아이라 클라크가 복귀해 뛰고 있다. 42살 선수가 뛰고 있다고 전했다. 클라크는 맥도웰과 마찬가지로 텍사스州출신이다. 맥도웰은 “그 친구 이름이 뭐라고? 42살에 아직도 뛴다니 굉장히 잘하는 모양이다. 나도 현역선수로 복귀해야겠다”면서 농담을 던졌다. 
현재 미국 앨라배마주에 거주하는 맥도웰은 ‘BLG Logistics’라는 이름의 물류회사에 다니고 있다. 농구공을 놓고 넥타이를 맨 그의 모습이 영 어색해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맥도웰은 “한국에서 뛰던 시절이 그립다. 올해나 내년 안에 한국에서 꼭 날 불러줬으면 좋겠다. 한국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며 한국을 그리워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 맥도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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