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멀다. 그러나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빨간불이다.
현대자동차는 2017년 1월 판매 실적를 발표했다. 1일 발표에 따르면 국내 4만5,100대, 해외 29만 7,507대 등 전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총 34만 2,607대를 판매했다. (※ CKD 제외)
지난 1일 현대자동차의 실적 발표중 관심이 높아지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다.
성공적이지 못하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리고 있지만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과는 저조하다. 지난 1월 제네시스는 G80가 3,569대, EQ900가 626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5.5%가 감소된 총 4,195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EQ 900은 본디의 제네시스라고 보기 힘들다. 기존의 에쿠스와 궤를 같이 하는 모델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는 G80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판매량은 줄었고 부담이 컸다.
물론 현대차는 단순히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아니다. '찾아가는 시승', '프라이빗 딜리버리' 등 국내에서 반응이 좋았던 마케팅을 북미에서 실시했다.
또 스포츠 마케팅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말부터 현대차는 NFL에 광고를 집행했다.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릴 '제네시스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도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미 북미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 미국 딜러 협의회 회장인 앤드류 디페오는 오토모티브 뉴스에 게재된 인터뷰서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미국 시장의 인식은 높은 편이 아니다. G80이 분명 좋은 차이기는 하지만 아직 시장에서 평가 받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제네시스가 제원과 기술력 측면에서 경쟁차종 보다 뛰어나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낮다. 하지만 여전히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 부족으로 인해 고급차시장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다.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관세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면 제네시스의 북미 안착은 요원해 질 수밖에 없다.
디페오는 "2020~2021년 쯤 제네시스가 미국에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 그 동안 여러가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내수 시장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는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성공을 거둬야 현대차가 편안해 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향후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릴 수밖에 없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