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8, 전북 현대)이라는 이름은 K리그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됐다. K리그 통산 최다 골, 최다 공격포인트의 기록적인 부분은 물론 사상 최초로 개인상 그랜드슬램(신인상, 득점왕, 도움왕, MVP)까지 달성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것만 이룬 것이 아니다. 이동국은 동료들과 고생을 하며 정규리그 우승 4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포항에서 우승을 했지만 출전은 못했다) 등 선수라면 모두가 꿈꾸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도 수 차례 맞이했다.
그러나 이동국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수로서 걸어갈 길은 아직 남아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지금까지 누구도 밟지 못한, 그리고 이동국을 제외하면 누구도 밟지 못할 것 같은 200호골 달성까지 8골을 남겨두고 있다. 모든 것을 이룬 것 같은 이동국에게는 새로운 목표다.
▲ 오프 시즌에도 바빴을 것 같다.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해야 했을텐데?
- 거의 못 쉬었다. 5일 정도 쉰 것 같다. 3주 정도 B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석했다. 아이들은 주말에만 볼 수 있었다. 강습회가 끝난 이후에 가족들과 여행으로 시간을 보냈다.
▲ 그래도 몸관리는 계속 했을텐데? 이제 이동국은 몸관리의 대명사 같은 존재다.
- 지도자 강습회에서도 운동을 계속 해야 한다. 한 사람이 지도를 하면 다른 사람들은 선수가 되서 참여한다. 실질적으로 이번 휴가는 계속 못 쉬었다.
▲ 이제 프로 데뷔 20년째다. 이렇게 선수 생활을 오래할 줄 알았나?
- 이 나이(만 38세)에 선수 생활을 한다는 생각은 못 했다. 데뷔 했을 때(만 19세)만 하더라도 선배들이 30세를 넘어가면 노장 취급을 받고 은퇴를 준비했다. 지금 나이는 생각도 못 했다. 더구나 스트라이커 자리가 길게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수비는 늦게까지 한 선배들이 많았지만 공격수는 거의 없었다. 지금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부상이 적다. 20대에는 큰 부상도 많이 당했는데?
- 부상이라는 것이 조심한다고 하지만 뜻하지 않게 오는 경우가 많다. 20대 때 몸이 좋아서 부상이 왔던 것 같다. 선수들끼리 컨디션이 좋을 때 부상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주 쓰지 않은 근육을 쓰게 되고, 내가 안 되던 것이 되면서 힘든 움직임을 하다 부상을 당한다. 30세가 넘어가면서 그런 것들을 자제한다. 120%을 보여주기 보다는 조금씩 자제를 하고 있다.
▲ 오래 뛰는 것보다 힘든 것이 꾸준함인 것 같다. 전북 입단 후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3년부터 4시즌 동안 평균 17골을 기록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인가?
-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잘할 때와 못할 때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다. 최고의 선수가 어떻게 여기 있나 생각될 정도의 평가를 받는 경우 많다. 그런 걸 줄여야 오랜 시간 프로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들어갔다. 문전에서 빠른 슛과 좋은 자리 등에 대해 많은 생각 했다. 그래서 꾸준히 골을 넣은 것 같다. 또한 동료들과 대화를 통해 위치 등을 주고 받아 도움을 받은 것 같다.
▲ 개인은 물론 팀에서 올해도 17골 정도를 원할텐데?
- 많은 골을 넣고는 싶다. 그러나 작년부터 경기 나가는 시간이 줄고 있다. 짧은 시간에서 내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90분을 뛰면 여러 차례 찬스가 오지만, 짧은 시간을 뛰면 한 번의 찬스 살리지 못하면 안 된다. 집중력을 보여야 한다.
▲ 작년에 도움을 못 올렸다. 4개를 추가하면 통산 70(득점)-70(도움)이 된다.
- 매년 3~4개씩은 했다. (도움은) 동료들이 도와줘야 한다. 뜻하지 않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짧은 시간에 골이든 도움이든 만들어야 한다. 내가 비켜줘서 동료가 좋은 기회 잡을 수도 있다. 올해는 동료를 살리는 것에서 욕심을 내려고 한다. 내게 우선은 (팀이) 승리를 하는 것이다.
▲ 하지만 전인미답의 200골이 얼마 안 남았다. 8골을 넣으면 된다. 200골은 꾸준함의 상징이 될 것 같다.
- 욕심이 생기긴 한다. 지금까지 열심히 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고, 상징적인 타이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200호골을 달성 해야한다는 것보다 매년 한 것과 같이 두 자리 득점을 하면 그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찬스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홈에서 그런 대기록이 이루어지면 팬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② 편에 계속...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