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태준이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을 통해 악역으로 변신, 드라마에 큰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미씽나인’에서는 최태호(최태준 분)가 탈출을 하려다 이열(박찬열 분)을 죽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태호는 부기장에게 4인 구명보트가 있다는 걸 듣고, 탈출에 도움이 될 만한 황대표(김상호 분)를 포섭했다. 그 과정을 몰래 엿들은 윤소희(류원 분)는 태호가 사람을 죽인 것을 목격했다며 자신을 태워달라고 한다. 결국 최태호, 부기장, 황대표, 윤소희는 구명보트에 오르기로 한다.
하지만 황대표는 혼자 탈출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결국 생존자들에 돌아왔고, 최태호 일행은 배를 띄웠으나 파도가 세 탈출에 실패한다. 보트가 뒤집힌 이들을 구하기 위해 서준오(정경호 분)와 라봉희(백진희 분)는 물에 뛰어들지만, 라봉희와 윤소희는 다른 섬으로 표류하고 서준오는 실종된다.
최태호는 라봉희와 윤소희를 구하려는 생존자들을 막아서고, 보트를 독차지한다. 이열과 정기준(오정세 분)은 그 몰래 보트를 타고 라봉희 일행을 구하려고 하지만, 최태호는 이를 알고 정기준, 하지아(이선빈 분)를 묶어놓고 이열을 때리기까지 한다. 이열은 바위에 머리를 부딪혀 다시 일어나지 못했고, 최태호는 열의 시체를 바다에 버렸다.
이날 최태호의 악행은 극에 달했다. 최태호는 평소에도 이기적이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들의 안위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최태호는 무인도 표류라는 극한 상황에 놓이자 더욱 이기적으로 변해갔다. 급기야 살인과 방조를 넘나들며 극강의 악역으로 거듭났다.
초반에는 점잖았던 최태호가 갈수록 광기에 사로잡힌 인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최태준은 섬세하게 표현해내 캐릭터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최태준의 연기력이 빛난 순간은, 이열을 때리다가 급기야 죽이기까지 하자 오열을 하던 장면이다. 광기에 사로잡혀 폭력을 휘두르다 문득 비참하게 변해버린 자신과 죽은 이열을 발견하고는 오열하는 최태준의 모습은 무인도의 극한 상황을 한 장면으로 대변해주기 충분했다.
최태준은 그간 ‘부탁해요, 엄마’, ‘엄마의 정원’ 등에서 밝고 긍정적인 역할을 주로 해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여주인공에 늘 도움을 주는 키다리아저씨 같은 역할을 도맡았던 것. 그 덕분에 최태준 또한 젠틀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미씽나인’에서 최태준은 극한상황에 굴복해 괴물로 변해가는 악역으로 거듭나면서 최태준 스스로도 다시 없을 변신을 했다. 그의 변신 덕분에 ‘미씽나인’도 추진력을 얻어 스토리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중. 최태준의 변신이 드라마에도, 배우 스스로에도 플러스 요인이 된 것이다.
이 기세로 과연 최태준이 악역 역사에 새로이 남을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미씽나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