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지고 싶은 '대한민국 유일무이 캐릭터' 홍석천의 용기 있는 고백과 당당한 꿈이 안방에 묵직한 감동을 전달했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연한 홍석천은 대한민국에서 '별종'으로 살아남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잘 나가는 외식 사업가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고된 사연을 담담하게 고백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첫 번째 버스킹 주자로 나서게 된 홍석천은 "남자 애들이 뜀박질하고 놀았을 때, 전 주로 여자 애들과 핀치기 등을 했다"며 "제 정체성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알기 시작했다. 대학교 때까지는 여자 친구와 사귀고 노력도 해봤는데, 멋진 남자 친구에게 심장이 뛰는 걸 보고 심장의 신호를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며 남들과는 다른 성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럽던 시기를 회상했다.
대한민국에서 별종으로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창시절 꽤 공부를 잘하던 모범생이었던 홍석천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거나 폭행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홍석천은 당시 자신을 심하게 폭행했던 친구들도 진심으로 용서했다. 홍석천은 "용서하지 않고 내가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었다면 내 인생이 망가질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떨쳐냈다. 저만의 별난 용서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태원에서 여러 개의 음식점을 운영하며 잘 나가는 외식사업가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남다른 아픈 사연도 많았다. 커밍아웃으로 수입이 완전히 끊겼던 홍석천은 음식점 개업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려 했지만, 커밍아웃으로 인해 손님들이 그의 식당을 찾지 않는가 하면, 동네 건달들에게 직원들이 흠씬 두들겨 맞는 일까지 있었다. 게다가 7년 넘게 운영하던 가게에서 단돈 1원 한푼 못 받고 쫓겨난 경험도 있다고. 홍석천은 "세입자로서의 생활이 불행하다면 내가 건물주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현재 이태원의 낡은 건물을 시작으로 새로운 꿈을 꾸고 있음을 전했다.
홍석천의 꿈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목표는 용산구청장. "용산에 있었으니까 봉사할 겸 구청장이나 나가볼까 생각했다"는 홍석천은 "남다른 선거 전략이 있다. 플래카드를 해도 제 정면 사진이 아니고 제 뒷면 사진을 쓸 거다. '안 보이는 여러분의 뒷모습까지 책임집니다'라는 카피를 쓸 것"이라며 핑크색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선거 운동을 하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홍석천은 과연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커밍아웃 연예인에서 최초의 성소수자 구청장이 될 수 있을까. '최초라는 타이틀을 좋아한다'는 '스페셜 별종' 홍석천의 당당한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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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말하는대로'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