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와 강하늘이 영화 ‘재심’으로 재회했다. 지난 2015년 2월 개봉한 ‘쎄시봉’ 이후 2년 만에 함께한 행보다. 두 사람이 전작의 부진을 깨고 흥행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영화 ‘재심’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주연을 맡은 배우 김해숙, 정우, 강하늘, 이동휘, 감독 김태윤 등이 참석해 영화 제작부터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살인 누명을 쓰고 복역한 청년 현우 역을 맡은 강하늘은 “저도 (과거에)약촌오거리 사건을 TV 방송을 통해 접하고 분노했던 시청자 중 한 명이었다. 탄탄한 시나리오가 제게 왔고 앉은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정도로 (내용이) 재미있고 좋았다”며 작품을 선택하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실제 살인 사건을 소재로, 변호사 준영과 살인 누명을 쓴 현우가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변호사 준영 역의 정우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제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시나리오”라며 “특히나 이번 ‘재심’의 시나리오에 묵직한 힘을 느꼈고 (인간적인 변호사)캐릭터에 감정적으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재심’은 돈 없고 빽 없는 변호사와 15년을 살인자로 살아온 청년이 진실을 찾기 위한 재판 과정을 그린다.
데뷔 후 처음으로 변호사를연기한 정우는 이어 “변호사답지 않은 준영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연기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지만 현장에서 ‘한 번 더’를 외쳤던 것은 배우로서의 열정이었다"며 "누가 제게 ‘영화를 책임져라’ ‘이끌어라’고 하신 분은 없었지만 제가 여러 가지 버전의 모습을 해놓으면 감독님이 편집하실 때 (여러 가지 버전중 골라서)수월하게 하시라고 준비했다.(웃음)”며 작품에 많은 열정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촬영 막바지에 실제 변호사님을 만나 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재판 상황을 간략하게 접해 들었다”며 “제가 연기하는 인물을 실제로 만나 뵙게 되니 굉장히 반가웠다. 제가 느끼기에 (실제)변호사님이 변호사 같지 않고 유머러스하고 친근하셔서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정우는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인간적인 변호사 준영을 창조해냈다.
하지만 변호사 준영이 현우의 무죄를 변론하는 신(scene)은 예상보다 적다. 그보다 현우와 준영이 오해를 풀고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과정이 좀 더 디테일하게 담겼다.
정우는 재판 신이 적었던 것에 대해 “지금 보니 아쉽긴 하지만, 그간 많은 선배님들이 변호인 역할을 하신 것을 보면서 '내가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엔 (그간의 변호사 캐릭터와 달리)다른 느낌이 들어서 신선했다. 평범한 직장인, 수사관, 기자 같기도 한 여러 가지 캐릭터였던 것 같다”면서 자신이 연기한 인물에 애정을 드러냈다.
강하늘은 이어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함께 작품을 만든 김해숙, 정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앞서 두 사람이 출연했던 작품 ‘쎄시봉’의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이었는데, 총 누적관객수가 171만 5370명을 동원한 바 있다. 당시 복고 열풍을 일으키긴 했으나 BP를 넘기지 못해 흥행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재회한 두 사람이 이번엔 이변을 일으킬지 관심이 집중된다.
연출을 맡은 김태윤 감독은 “저희 영화는 사회 고발 영화가 아니다”라며 “사회고발은 언론이 할 일이고 저는 휴머니즘을 강조해서 만들었다”고 전했다.
개봉은 2월 16일./ 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