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과 긴장을 벗어놓은 공간에서 술보다 사람에게 더 취하는 곳. 한 번 들어오면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는 마성의 공간. '인생술집'이다.
술과 함께 스타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를 나누는 '인생술집'은 더욱 솔직해진 목소리를 위해 최근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 2일 방송된 이다해 편부터 '알바생'으로 에릭남이 투입됐고, 19금으로 옷도 갈아입었다. 그야말로 봉인해제다.
사청등급 19금 전환은 '인생술집'의 '신의 한 수'였다. 더욱 편안해진 분위기에서 자유로운 토크가 가능해졌고, '인생술집'을 찾는 게스트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솔직하게 풀어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인생술집'의 연출을 맡고 있는 오원택 PD는 "19금으로 바꾼 건 잘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19금이라고 해서 꼭 야한 얘기를 나눈다는게 아니라 술을 먹거나, 편하게 내려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더욱 자유로워졌다"며 "시청등급이 19금으로 전환되면서 편집방향이나 톤도 좀 더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강화하려고 한다. 이다해 편에서도 거치카메라로 녹화를 하지 않는 상황의 현장도 보여드렸던 것도 그 중의 하나다. 현장에서 더욱 진솔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 찾고 있다"고 말했다.
19금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기획의도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는 오 PD는 "술을 매개로 해서 게스트들의 취중진담을 끌어낸다는게 기본 취지이자 핵심이었는데 그걸 잘 못살렸다"며 "토크쇼의 본질은 들을 이야기가 진솔하고 알맹이가 단단하면 그 재미가 배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19금 전환으로 인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인생술집'은 이다해 편에서 시청률이 수직상승하는 등 시청률 상승세다. 시청자들의 입소문도 좋다. 19금 토크의 1인자 신동엽, 돌직구 토크의 강자 탁재훈, '먹방토크'의 최강자 김준현에 '센스 최강자' 에릭남까지 합류했다.
'알바생'으로 합류한 에릭남에 대해 오원택 PD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원택 PD는 "세 MC는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인데, 에릭남은 세 MC들과 친분이 없어서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술자리는 친할수록 편하고 얘기도 잘 나오지 않나. 그런데 이다해 씨 편에서 이미 형들의 마음을 잘 사로잡았더라"며 "기본적으로 세 형에게 사랑받으려는 준비가 돼 있고, 본인의 센스가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질문이나 토크도 에릭남이 들어오면서 더 돌직구가 됐다. 또한 경청의 자세가 잘 돼 있어서 리액션이 풍부해졌다"며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말하는 사람도 굉장히 자신감이 붙지 않나. 이다해 편의 좋은 평가도 시원하게 내려놔준 게스트와 잘 들어준 MC들의 시너지 효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금 전환을 기점으로 '인생술집'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속을 뻥 뚫어줄 사이다 같은 토크에 도전한다. 오원택 PD는 "'인생술집'은 터부시 됐던 부분을 도전하고 있다. 사이다 같은 토크를 선보이고 싶다"며 "방송에서 시청자분들이 답답하게 느끼셨던 부분의 가려움을 긁어드리고 싶다. 술자리에서는 흔히 인생 얘기, 사랑 얘기, 시국이 안 좋으면 시국 얘기도 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지 않나. 그런 것들을 방송에서 가감없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걸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진웅, 하지원, 김현수 등 특급 게스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인생술집'은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낼 수 있다는 면에서 많은 스타들이 선호한다고. 최근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1인 토크쇼의 장점이 스타들의 마음을 활짝 연 것.
오원택 PD는 "먼저 연락 주시는 분들도 많다"고 귀띔하며 "개인적인 사심으로는 마동석을 꼭 모셔서 이야기 듣고 싶다. 정말 러블리하시지 않나. 한번쯤 인생술집에 들러서 좋은 이야기 나눠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mar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