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장성규가 예능인 강호동, 김영철, 이수근, 서장훈, 이상민, 김희철, 민경훈에 이어 ‘아는 형님’의 8번째 멤버라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된 듯하다. 그가 교사, 걸그룹 멤버, 노인 등 콘셉트에 따라 역할을 바꾸며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를 높이고 있다.
4일 방송된 JTBC 예능 ‘아는 형님’에는 프리高 조우종과 마음의 소리高 정소민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장성규는 늘 그랬듯 콩트 코너에 출연했다. 때에 따라 교실 토크에도 등장하곤 하는데 그의 입담은 콩트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장성규는 짱JTBC의 새 아나운서를 모집한다는 콘셉트로 아나운서 국장으로 변신, 멤버들의 순발력 테스트에 점수를 매겼다. 중간 중간 흰머리 분장을 하고 나타난 모습부터 웃음을 안겼는데 그는 선배 조우종에게 “하는 걸보니 (내가 반고정 자리를 잃을)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다”고 말했다.
순발력 테스트는 KBS 아나운서였던 조우종과 현재 JTBC 아나운서 장성규의 센스 대결이기도 했다. 조우종은 가상 최종면접에서 “차세대를 이끌어갈 새 국장이 필요하다. 제가 JTBC의 국장이 돼서 장성규를 싹 몰아내고 (나중에는)JTBC의 사장이 되겠다”는 패기를 보여줬다. 그러면서 배우 오달수, 개그맨 최양락의 성대모사를 선보이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심기가 불편해진 장성규는 프리 스타일 랩으로 조우종을 디스하기 시작했다. “김성주와 전현무의 중간? 그래 맞아, 너의 위치는 너무 어중간”이라며 “오늘 너를 하루 종일 속 썩이는 나는 촌철살인 리틀 손석희. 너의 멘트는 구석기, 더 잘 어울려 저기 구석이“라고 타격을 안겼다.
이어 ”네가 꿈꾸는 제2의 전현무. 아니야, 오늘부터 다시 꿈꿔 제2의 장성규”라고 라임을 맞췄다. 웬만해선 기가 죽지 않았던 조우종도 그의 강력한 디스에 웃음을 터뜨리며 녹다운 됐다.
남녀를 불문하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도도한 이미지를 가진 아나운서가 주목받는 시절은 이미 지났다. 이제는 개그맨보다 더 웃기고, 솔직해야 관심을 받고 인기를 얻는다. 그 중심엔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성규가 자리 잡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오르는 장성규의 인기 비결은 철저한 준비성과 가식 없는 솔직함 때문. 뿐만 아니라 센스 넘치는 멘트와 댄스 실력도 분위기를 띄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청자가 생각하는 JTBC 아나운서의 불문율을 깨고 있는 장성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아는 형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