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도 캠프 출발, 10개 구단 모두 해외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05 06: 15

최근 KBO 리그를 강타하고 있는 ‘육성’이라는 단어와 함께 10개 구단 2군 선수들도 차례로 해외행 비행기에 오른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이 모두 2군 해외 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먼저 롯데가 공항에 나간다. 롯데는 5일 2군 캠프가 기다리고 있는 대만 가오슝으로 떠난다. 이후 나머지 구단들도 순차적으로 한국을 뜬다. 6일에는 삼성(대만 타이중), 8일에는 kt(일본 가고시마)와 넥센(대만 타이난), 9일에는 KIA(대만 가오슝), 10일에는 한화(일본 고치), 13일에는 두산(대만 가오슝), 14일에는 SK(대만 도류), 15일에는 LG(일본 오키나와)가 떠나며, 마지막으로 NC가 19일 미 애리조나 투산으로 출국한다.
2군 선수들이 한국 겨울의 칼바람을 맞으며 훈련에 매진한 것이 불과 5~6년 전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2군 해외 캠프를 진행하는 팀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육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2군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하나둘씩 해외에 2군 캠프를 차리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도 국내에서 훈련을 했던 kt까지 이 행렬에 동참하면서 다시 한 번 공항이 북적일 기세다.

추위가 조금씩 물러나는 2월이라고 해도 한국은 너무 춥다. 2군 시설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훈련 여건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날이 좋고 따뜻한 해외라면 마음 놓고 땀을 흘릴 수 있다. 재활군 선수들을 데리고 가는 팀도 있다. 역시 따뜻한 곳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라는 배려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대만이다. 타이중·타이난·가오슝·도류에 총 6개 팀이 모인다. 비행시간이 2~3시간으로 가깝고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 대만은 무엇보다 날씨가 좋다. 2월에도 섭씨 15~20도 정도의 온난한 날이 이어진다. 반팔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 또한 한때 각 팀의 고려대상으로 떠올랐던 중국에 비해 야구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 프로·대학 팀 등 연습경기 파트너를 구하기도 용이하다. 물가도 일본에 비하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나머지 네 팀은 좀 더 비싸고 멀리 가는 대신 1군급 시설을 택했다. 고치와 가고시마는 한화와 kt가 1군 캠프로 활용했던 곳이다. LG는 근래 1군 선수들이 오랜 기간 2차 전훈지로 활용했던 오키나와의 이시카와 구장을 그대로 쓴다. LG는 올해부터 미국과 일본을 오가는 대신 애리조나에서 훈련을 끝내기로 해 경기장이 비었다. 유일하게 미국으로 가는 NC도 1군 선수들이 1차 훈련을 하고 빠진 뒤 그 자리를 그대로 이어받아 훈련에 임한다. 상대적으로 시설이 좋고 역시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1군 만한 호화 지원은 아니지만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것은 물론 동기부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각 구단의 판단이다. 또한 현지 팀들과 연습경기도 할 수 있어 중간성과를 점검하기도 좋다. 이에 2군 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이 1군 2차 캠프에 합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1·2군의 공조가 원활해지고 훈련의 단절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 달 남짓의 일정으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지난해 대만 타이중에서 2군 캠프를 진행한 SK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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