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제훈에게 로맨틱 코미디, 로코는 낯선 장르였다. 멜로 연기를 하고 묵직하게 감정선을 잘 표현하는 배우지만 유독 로코에서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내일 그대와'는 이제훈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특별한 작품. 단지 로코만 담고 있지 않고 판타지와 서스펜스까지 갖추고 있어 이제훈과 더 잘 어울리기도 했다.
케이블채널 tvN 새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 연출 유제원)는 타임슬립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로맨스와 판타지, 미스터리가 결합된 작품. '또 타임슬립?'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훈의 신선한 도전이라는 점과 로코퀸 신민아의 출격, 그리고 탄탄한 유제원 감독이 함께했다는 점인 기대 요소였다.
첫 방송 이후 기대는 더 커지게 됐다. '고교처세왕'과 '오 나의 귀신님'을 연출했던 유제원 감독은 촘촘하게, 그러면서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연출을 해냈다. 그리고 이제훈은 로맨틱 코미디에 처음 도전했지만, 누구보다 매력적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유소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지난 4일 방송에서는 소준과 송마린(신민아 분)의 숨겨졌던 관계가 밝혀지면서 시청자들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제훈은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이다. 이전에는 무섭고 센 이야기에서 날카로운 이미지를 보여줬는데, 나도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대중과 편하고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라고 '내일 그대와'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2회 만에 이제훈이란 배우가 로코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입증했다. 유소준은 로코킹의 계보를 이을만한 매력적인 인물이 됐다.
연기 잘하는 배우였기에 가능했다. 이제훈은 그동안 다수의 영화를 통해서 탄탄하게 실력을 쌓아왔고, 사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안정된 연기와 다채로운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내일 그대와'를 통해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제훈이란 배우가 가진 폭넓은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됐다. 멜로와 판타지, 미스터리를 오가는 그의 활약은 매력적이었다. 적당히 말랑하고, 또 무게감도 잃지 않는 이제훈의 특기가 발휘된 것.
또 이제훈의 말처럼 신민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서 이제훈은 로코에 도전하게 된 것에 대해 "상대 여배우가 신민아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고민이 되지 않았다.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신민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그만큼 촬영 내내 두 사람의 호흡이 좋았다는 의미. 그리고 방송으로 입증했다.
이미 로코퀸이라 불릴 정도로 로맨틱 코미디에 잘 어울리는 신민아. 극중 이제훈과 신민아가 그려가고 있는 '케미'는 이제훈인 언급한 것처럼, 기대 이상으로 잘 맞았다. 주사로 망가져도 사랑스러운 마린과 적당히 까칠함을 겸비한 소준, 신민아와 이제훈의 만남이라 뻔하지 않았다. 그래서 로코와 판타지, 미스터리가 결합된 '내일 그대와'의 다음 이야기가, 배우 이제훈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seon@osen.co.kr
[사진]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