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킨 이종현, ‘두목 호랑이’ 잡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05 16: 21

‘슈퍼루키’ 이종현(23, 모비스)이 두목호랑이 사냥에 성공했다. 
울산 모비스는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고양 오리온을 로 제압했다. 19승 18패의 모비스는 단독 5위가 됐다. 2연패를 당한 오리온(23승 14패)는 3위를 유지했다.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각각 2014년과 2016년 드래프트 1순위인 이승현 대 이종현의 대결이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트윈타워를 구축해 고려대를 아마추어 최강으로 이끌었던 막역한 사이다. 고려대는 대학농구 한 시즌 전관왕을 달성하는 등 막을 자가 없었다. 심지어 두 선수가 버틴 고려대는 프로아마 최강전까지 제패할 정도였다. 

먼저 프로에 데뷔한 이승현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2015년 신인상을 차지했고, 2016년 오리온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종현도 이승현의 뒤를 걷고 있다. 2016년 전체 1순위로 데뷔한 이종현은 소감에서 “두목호랑이를 잡겠다”고 당찬 발언을 했다. 프로에서 만난 선배와 양보 없는 대결을 펼치겠다는 의미였다. 이승현 역시 “프로에서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종현이 발등부상으로 늦게 데뷔했다. 이승현 역시 최근 발목부상으로 4주를 쉰 뒤 지난 3일 복귀했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2월 5일 울산에서 첫 성사가 됐다. 
두 선수 모두 골밑에서 존재감이 컸다. 찰스 로드가 빠진 상황에서 이종현은 골밑을 사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승현은 외국선수를 잘 막기로 정평이 나 있는 선수. 두 선수의 맞대결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두 마리의 호랑이는 수비에서 더욱 돋보였다. 이종현은 7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5블록슛으로 돋보였다. 자신의 공격보다 동료들의 기회를 봐주고, 궂은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종현은 애런 헤인즈까지 블록하는 전매특허 수비력을 보였다. 
이승현은 부상여파서 100%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승현은 5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후반전 치고 나간 모비스가 73-61로 승리했다. 이종현은 자신의 공약대로 ‘두목호랑이’ 사냥에 성공했다. 반면 이승현은 후배와 첫 대결서 패배를 맛보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이종현 합류 후 모비스는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이종현 대 이승현의 대결이 프로농구 우승판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호랑이의 다음 맞대결은 3월 17일 고양으로 예정돼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울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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