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34, LG) 한 명의 영입으로 LG 전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창원 LG는 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를 81-74로 제압했다. 3연승을 달린 7위 LG(17승 19패)는 6위 전자랜드(18승 18패)와 승차를 한 경기로 좁혔다. KGC(25승 11패)는 삼성과 공동 선두로 떨어졌다.
조성민의 창원 홈 데뷔전으로 엄청난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이날 창원실내체육관은 입석까지 발행할 정도로 팬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에 표를 구하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주차장에 차를 댈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이날 5300석을 보유한 창원실내체육관에 무려 6085명이 입장했다. 올 시즌 창원 최다관중이자 두 번째 매진이었다. 성탄절 동부전에 기록한 6079명보다 많은 팬들이 왔다. 그만큼 조성민의 인기가 대단했다.
조성민 영입효과는 코트 안에서 더 확실했다. 문태종이 떠난 뒤 LG는 고비 때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해결사가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다. 김영환도 3점슛이 뛰어난 슈터였지만, 다소 기복이 있었다. 조성민 영입으로 LG는 2번을 단숨에 메우며 포지션별 균형을 세웠다. 주전 5명만 놓고 보면 누구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구성이었다.
김진 LG 감독은 “(조)성민이가 자기 역할을 해주는 것도 크지만 시너지 효과가 난다. 김종규, 김시래, 박인태 등도 조성민 영입 후 더 잘해주고 있다. 아직은 몸 상태가 올라오는 과정이다. 노련한 선수라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며 전폭적인 믿음을 선사했다.
김승기 KGC 감독은 “2쿼터 주전만 놓고 보면 LG가 오히려 우리보다 낫다. 조성민과 김시래 모두 2대2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라 그 점을 중점적으로 막겠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두 감독의 말처럼 조성민은 위협적인 선수였다. 제임스 메이스와 김종규에게 수비가 치중될 때 외곽에서 한 방을 터트리준다는 것은 매우 큰 위협이었다. 조성민은 경기시작 후 던진 3개의 3점슛을 모두 깨끗하게 림에 꽂았다. 노마크 기회서 던지는 세트슛은 성공률이 매우 높다. 스크린을 받아 3점슛라인을 타고 돌아 나오며 몸을 비틀어 던지는 ‘무빙슛’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는 KBL에서 조성민을 포함해 몇 명 없다. 조성민은 전매특허로 LG의 외곽을 시원하게 뚫었다.
조성민의 또 다른 장점은 게임운영과 찔러주는 패스가 포인트가드 못지않다는 점이다. 자신에게 몰리는 수비를 이용, 골밑에 찔러주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조성민은 전반전에만 4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기동력이 좋은 메이스와 김종규가 조성민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했기 때문.
심리적인 면도 크다. 김종규와 김시래는 아직 팀을 맡기에는 경험이 적고 어리다. 조성민의 경험과 리더십은 LG 전체에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성민이 형이 있으니까...’라는 심리적 효과가 매우 크다. 조성민은 4쿼터 막판 결정적 3점슛과 자유투를 꽂아 LG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조성민은 19점, 3점슛 4/5, 6어시스트, 1스틸로 맹활약했다.
조성민 영입으로 LG는 선두 KGC까지 잡아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후반기 순위경쟁에 조성민이 가세한 LG의 존재감이 엄청난 변수가 됐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