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30·피츠버그)가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인지, 그리고 가장 관심을 모으는 징계 수준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피츠버그 트리뷴-리뷰’를 비롯한 지역 언론들은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의 말을 인용해 “강정호가 자발적으로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음주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으며 현재 정식 재판 절차를 앞두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노사협약에 따르면 MLB 사무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할 수 있으며, 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 이수를 권장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의 감면을 고려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강정호의 치료 프로그램 이수는 MLB 사무국의 징계를 완화하려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구단 측은 강정호의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이번 보도도 에이전트의 말을 통해 공개됐다. ‘피츠버그 트리뷴-리뷰’는 5일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이번 결정(프로그램 이수)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면서 “강정호가 팀 전체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2월 18일부터 팀과 합류할 수 있을지, 혹은 그가 구단으로부터 징계를 받을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어느 시점에서든 공백은 불가피해 보인다. 보통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 이수는 4주 정도가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즌 전 이를 서둘러 받을 경우 스프링캠프 정상 참가는 어렵다. 시즌 중에 이수한다면 초반 일정을 건너 뛸 가능성이 존재한다. 어찌됐건 음주 사고가 강정호의 2017년 출발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강정호를 정식재판에 회부했다고 3일 밝혔다. 당초 검찰은 1500만 원의 벌금형으로 약식 기소했으나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이 세 번째 음주 사고인 것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또한 강정호의 올 시즌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약식명령이 청구된 사건이라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식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피고인이 청구한 상황이라면 대리인만 출석해도 되지만, 이번 경우와는 해당이 없어 이례적인 사정이 아니면 강정호가 한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라면서 “재판부에서 양형을 다시 판단할 것이고, 판단에 따라 기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절차를 설명했다.
설사 재판 과정이 길어지면 강정호의 정규시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능성은 극히 미비하지만 비자 취득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주한미국대사관 측은 "사안마다 경중이 있어 일반화를 할 수는 없지만 법적 처벌 수준에 따라 취업비자 취소나 입국 거부 사태가 발생할 이론적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MLB 사무국의 징계는 한국에서의 재판이 끝나면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