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LG에 비상이 걸렸다.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창원 LG는 5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선두 안양 KGC인삼공사를 81-74로 제압했다. 3연승을 달린 7위 LG(17승 19패)는 6위 전자랜드(18승 18패)와 승차를 한 경기로 좁혔다.
승부처는 4쿼터 중반이었다. 양희종과 충돌한 김종규가 오른쪽 무릎을 부여잡고 넘어졌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김종규는 들것에 실려 나갔다. 김종규는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오세근은 박인태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하며 LG의 약점을 공략했다.
김종규 대신 출전한 신인 박인태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KGC는 오세근을 활용해 박인태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너무 노골적인 공격은 화를 불렀다. 오세근이 연속 실책을 범해 주도권이 넘어갔다. 박인태는 속공 상황에서 김종규 못지않은 화끈한 덩크슛까지 꽂았다. 박인태는 4쿼터에만 4점, 3리바운드로 승리에 기여했다.
김종규의 정확한 상태는 6일 정밀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 하지만 부상 상황을 살펴볼 때 당분간 그의 결장은 불가피할 전망. 김시래 복귀와 조성민 영입으로 탄력을 받은 LG에 악재다. 다만 박인태가 있기에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어 불행 중 다행이다.
김진 감독은 “김종규의 상태는 아직 모른다. 내일 병원에 가서 체크해봐야 한다. 무릎관절이 밀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부상이 나오면 상당히 오래간다. 중요한 시점에 다쳤다. 그래도 박인태가 자기역할을 해줘 소득이다. 인태가 좋은 모습 보여주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
최근의 활약으로 박인태도 자신감이 올라왔다. 그는 “종규 형이 다치고 엄청 중요한 순간이었다. 우리 팀 형들이 다들 잘하니까 나만 정신 차리고 집중하면 이길 수 있겠다 생각했다. 오세근 형이 힘도 좋고 기술도 좋다. 처음에 헬프디펜스로 막으려 했는데 감독님이 나에게 (오세근을) 일대일로 막으라고 했다. 죽기 살기로 막았다”며 기뻐했다.
박인태의 활약으로 김종규도 부담을 덜고 있다. 박인태는 “요새 출전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몸이 올라오고 있다. 종규 형이 많이 뛰어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이 나에게 기회를 많이 주신다”며 감사했다.
아마추어시절부터 박인태는 이종현과 최고센터를 다투는 재목이었다. 기동력과 덩크슛 실력은 이종현보다 낫다. 박인태는 “찬스가 나면 무조건 덩크하려 한다. 메이스가 상대팀을 막아줘서 덩크슛을 했다. 종현이랑 대학 때 많이 해봤다. 고등학교 때까지 실력 차가 많이 났다. 웨이트에서 많이 밀렸다. 프로에 와서 종현이와 실력차이가 많이 줄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성민의 입단도 신인 박인태에게 힘이 된다. 박인태는 “(조)성민이형이 내가 아는 선수 중 농구를 가장 잘 알고 한다. 항상 멋있는 형”이라며 선배에게 존경심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