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송민호는 항상 멋졌다. 세상 두려울 것 없는 자신감과 거침없는 랩까지 최고의 래퍼였다. 때때로 송민호는 무대에 오르기 전 긴장하고 떠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것마저도 무대를 완성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영석을 만난 송민호는 완전히 무장해제됐다. 분량보다 더 중요한 웃음을 맡은 캐릭터로 확실히 떠올랐다.
송민호와 tvN ‘신서유기3’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예능 귀신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시즌2부터 합류한 안재현이 막내로서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끌벅적하고 정신 사나운 ‘신서유기3’에 무게감 있는 래퍼 송민호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하지만 송민호는 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줬다. 평소 멤버들과 어울려서 장난하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특히나 드래곤볼이 걸린 마지막 게임에서는 송민호는 어물전 망신은 “개망신”이라는 명언을 남기며 화려한 마무리를 장식했다.
사실 그동안 모자라고 바보 같은 캐릭터는 많았다. 같은 ‘신서유기3’ 내에서 은지원, 안재현 등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송민호의 모자람은 반전이 있기에 한층 더 매력적이다. 평소 송민호는 예의 바르고 부끄러움도 많다. 하지만 모자람이 빛나는 순간에서는 망설임이 없다.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튀어나오는 부끄러운 오답에 시청자는 함박웃음을 짓게 한다.
그렇기에 그의 모자람은 더욱 큰 웃음을 준다. 자신의 발언이 어떤 파문을 가져올지 모르기에 이후에 진심으로 부끄러워했다. 거침없음과 부끄러움 모두 어울리지 않지만 송민호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다.
나영석 PD의 멤버 선택은 실패가 없었다. 의외의 조합에서 최상의 궁합을 찾아내며 비슷한 여행 예능 포맷 안에서 매번 다른 드라마와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두 번째 여행지인 샤먼 여행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pps2014@osen.co.kr
[사진] '신서유기3'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