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악마의 입담' 탁재훈, 'SNL'은 왜 실패했을까?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2.06 14: 00

"SNL8, 대박 라인업이다"
탁재훈이 지난해 tvN 'SNL 코리아' 시즌8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쏟아진 반응들이다. '드립신' 신동엽이 굳건히 지키고 있는 'SNL 코리아'에 '악마의 입담'을 가진 탁재훈까지, 그야말로 믿고 보는 라인업이 완성됐다는 환호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제작진도 크게 기대했다. 지난해 9월 첫 방송 전 'SNL 코리아' 측은 "뛰어난 예능감을 지닌 탁재훈이 호스트들의 허를 찌르는 악마의 입담을 발휘할 거로 기대한다. 그만의 날카로운 입담과 순발력을 무기로 'SNL' 생방송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재미를 200% 끌어올릴 것으로 자부한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탁재훈의 투입으로 프로그램 구성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다. 방송 전반부에는 신동엽, 유세윤, 김준현, 안영미, 정상훈 등이 호스트와 함께 꾸려가는 콩트가 그대로 마련됐고 후반부에는 탁재훈이 대본 없이 애드리브로 끌고 가는 뉴스쇼가 신설된 것. 
제작진은 "생방송이라는 특수성을 잘 살린 코너다. 탁재훈이 MC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코너를 찾았다. 탁재훈의 컨디션에 따라 퀄리티가 좌지우지 될 전망이다"고 기대했다. 탁재훈은 분명 'SNL 코리아' 시즌8의 가장 큰 기대 요소였다. 
그렇게 첫 방송이 공개됐고 시즌 첫 호스트 민아를 시작으로 2PM, 인피니트, B1A4, 트와이스 등 아이돌은 물론 장현승, 황우슬혜, 이시언, 양세형, 김민석, 이선빈, 솔비 등 '핫'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제작진의 설명대로 탁재훈은 콩트가 아닌 오롯이 뉴스쇼에 집중했다. 김준현, 정이랑, 정상훈, 권혁수 등 기자로 분한 크루들과 호흡을 맞추며 앵커로서 실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며 시사와 개그를 접목시켰다. 
지난해 11월 전파를 탄 솔비 편에서는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청와대 출입기자로 나선 김준현과 대화를 나누며 "사상 초유 현직 대통령 검찰 조사 들어가겠냐" 등의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었다. 
하지만 이슈는 그 때 뿐이었다. 방송의 가장 마지막 코너인 까닭에 시청자들의 집중도와 몰입도는 떨어졌고 100% 애드리브로 코너가 진행되니 매끄러운 진행은 드물었다. 생방송 애드리브 코너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저 마이클 기자 정상훈, 김앵란 기자 정이랑, 김경호 기자 권혁수 등과 말장난 및 '쌍방 디스' 하는 게 웃음의 전부였다. 대본이 없는 만큼 예측불허의 '디스전'이 웃기긴 했지만 탁재훈에게 더 많은 걸 바랐던 시청자들로서는 2%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탁재훈은 'SNL 코리아' 새 시즌에서 빠진다. 'SNL 코리아' 측은 6일 OSEN에 "탁재훈은 시즌9에 크루로 합류하지 않기로 했다. 시즌8을 빛내준 탁재훈 크루에게 감사 말씀 전한다"고 밝혔다. 
오랜 공백을 딛고 지난해 복귀에 성공한 탁재훈이지만 어쩐지 'SNL 코리아'와는 궁합이 안 맞았다. '인생술집'을 비롯한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날아다닐 그를 기대해 본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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