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적 인간" 김민석은 자신이 '피고인'에서 연기하고 있는 성규라는 캐릭터를 이와 같이 정의했다. 그래서 더욱 세심하게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소름돋는 반전 엔딩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지성이 있었다.
김민석은 지난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6회 말미 "내가 했어"라는 말과 "산골짝에 고양이~"라는 노래 한 소절, 무표정 등으로 소름돋는 엔딩을 완성했다. 분명 성규(김민석 분)라는 인물이 극 속에서 엄청난 활약을 할 것이라 예상이 됐지만, 이렇게 스스로 자신의 범행을 고백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이날 박정우(지성 분)는 기억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던 끝에 숨겨둔 캠코더의 메모리 카드를 발견했다. 하지만 강준혁(오창석 분)에게 털어놓은 자백 영상 때문에 정우는 원심에서 받았던 사형 선고를 다시 받았다. 정우는 자신이 아내와 딸을 죽였다고 판단, 자살을 시도하려 했다.
그 때 구석에서 웅크리고 있던 성규는 자신이 정우의 아내와 딸을 죽였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낮게 깔린 목소리. 어떤 표정도 없는 그의 얼굴을 보던 정우는 "너 누구야"라고 물었다. 그렇게 방송이 마무리 되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더욱 증폭됐으며, 김민석을 향한 호평도 줄 이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김민석은 8일 SBS를 통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칭찬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시청자께 정말 감사 드린다"며 "대본을 처음 볼 때부터 설렜고, 성규의 캐릭터에 가슴이 뛰었다. 다른 장면도 많은 연구와 연습을 하고 있지만 특히 이 장면을 위해서는 정말 지성 형과 수도 없이 의논했다. 지성 형의 도움에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김민석은 "성규는 다중적 인간이다. 평소 따뜻했던 성규가 이 장면에서는 어떤 표정을 해야할까. 하연이의 '산골짝에~'를 어떤 목소리, 어떤 마음, 어떤 눈빛으로 불러야 할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렇게 호평해 주시니 너무 기쁘고, 7회에서도 제대로 연기했다는 평가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실 성규는 첫 방송부터 정우를 살갑게 대하고 먹을 것을 챙겨주는 모습을 통해 반전의 인물이 아니겠느냐는 의심을 가장 많이 받았다. 그리고 이는 사실로 판명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풀리지 않는 상황. 그가 왜 정우의 가족을 죽였는지, 그리고 그는 왜 이를 스스로 고백했는지 아무것도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 과연 '피고인'이 정우와 성규의 관계를 통해 또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 지 갈수록 궁금증이 더해진다. /parkjy@osen.co.kr
[사진] '피고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