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씽나인’ 최태준이 악의 근원이었다. 연달아 사람을 죽이고도 또 다시 악행이라니. 어쩌면 최태준은 불사신에 ‘데쓰노트’ 소유자가 아닐까.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미씽나인'에서는 무인도의 모든 살인 혐의를 서준오(정경호 분)에 뒤집어씌우고 진실을 찾아 헤매는 라봉희(백진희 분)까지 공범으로 만드는 최태호(최태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태호는 기자회견에서 윤소희(류원 분)를 죽인 범인으로 서준오를 지목했고, 무인도에서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아 죄송하다고 거짓 눈물을 흘렸다. 이 때문에 최태호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고, 특별조사위원회는 행여나 증언이 뒤집힐까 노심초사했다.
라봉희는 이에 크게 분노해 최태호를 찾아갔지만, “뒤진 서준오만 찾지 말고 네 살길 찾으라”며 서준오의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듣고는 충격을 받았다. 추가 생존자로 발견된 태호항(태항호 분)가 진실을 바로잡아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최태호의 협박을 받은 태호항은 서준오와 라봉희가 살인범이라고 증언해 라봉희를 위기로 몰아 넣었다.
최태호의 악행은 그치지 않았다. 과거 신재현(연제욱 분)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었으며, 이 범인도 최태호라는 게 밝혀진 것. 최태호에 죽임을 당할 뻔 하다가 깨어난 김 기자(허재호 분)는 서준오에 “서준오 씨는 하나만 알면 된다. 윤소희 죽은 이유와 신재현 살인사건 연관되어 있다는 것, 최태호가 나를 죽이려던 이유까지”라고 말했다.
서준오는 김 기자의 말에 따라 증거까지 확보하고 충격을 받았으나, 결박을 풀고 도주한 최태호에 죽을 위기에 놓였다. 낭떠러지에서 격투를 벌이던 두 사람은 절벽에 떨어질 뻔했고, 서준오가 끝까지 최태호를 구하려 했으나 끝내 최태호는 바다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태호는 끝까지 살아남았고, 서울에서도 판을 쥐고 흔드는 악마가 됐다.
모든 것이 최태호의 손아귀 아래였다. 최태호는 라봉희에 “여기는 서울이다. 네 말을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하며 모든 진실을 침몰시켰다. 라봉희는 무인도에서는 생존 비법을 많이 보유한 권력자였으나, 서울에서는 믿어줄 사람 한 명 없는 낙오자였다. 최태호는 더 이상 거칠 게 없었고, 그 손아귀를 태호항에까지 뻗혀 진실을 조작했다.
특히 마지막에 바다 속으로 떨어졌지만 피투성이가 된 채로 눈을 떠 복수를 준비하는 최태호의 모습은 마치 불사신과 같았다. 앞서도 최태호는 몇 번이나 죽을 위기를 벗어나 라봉희에 이어 제 2의 생존자로 거듭났고, 모든 진실을 주무르게 됐다.
모든 죽음의 원인도 최태호였다. 최태호는 윤소희와 이열(찬열 분)을 죽였고, 거기에 과거의 신재현까지 죽였다. 거기에 생사를 알 수 없는 서준오도 죽인 듯한 인상을 줘 시청자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마치 만화 ‘데쓰노트’에 등장하는 데쓰노트처럼, 최태호의 눈 밖에 난 모든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최태호의 눈에는 ‘진실’도 미움의 상대였다. 자연스럽게 진실도 데쓰노트 위에 쓰였다. 라봉희와 윤소희의 오빠 윤태영(양동근 분)이 쫓던 진실도 함께 죽어갔다. 이젠 라봉희도 데쓰노트에 적힐 위기에 놓였다. 과연 최태호는 끝까지 진실을 조작해 라봉희까지 없애고 ‘태호천하’를 만들어낼까. / yjh0304@osen.co.kr
[사진] ‘미씽나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