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창욱의 첫 스크린 주연작 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는 누군가의 음모로 영문도 모른 채 한 순간에 살인자로 조작된 권유가 함께 게임을 했던 팀 멤버들과 힘을 모아 진실을 파헤쳐 나가며 악에 맞서 통쾌한 반격을 날리는 독특한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지창욱은 한 순간에 살인자로 몰리게 되는 인물 권유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영화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의 화려한 액션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폭 넓은 감정 연기도 선보이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조작된 도시’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등 젊은 배우들이 보여주는 풋풋함과 패기 넘치는 팀워크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사람이 만나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냈다.
다음은 지창욱과 나눈 일문일답.
- 영화가 만화적인 부분이 많다. 실제로 스크린에서 어느 정도로 구현이 됐다고 생각하나.
▲ 제가 만화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권유가 물론 운동선수였지만 악당들과 맞서서 싸우기 시작한다는 것 자체였다. 주인공이 굉장히 강해지고 나쁜 사람들과 싸워가는 과정들, 쌀알을 사용해서 어두운 곳에서 소리를 듣고 액션을 하고 이런 것들이 과연 현실적으로 잘 영화적으로 표현 되어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이 됐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온전히 감독님을 믿고 갔다. 저도 어제 처음으로 영화를 보면서 ‘아 이런 느낌으로 나오게 됐구나’라고 생각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오히려 기대가 된다. 저는 재밌게 봤다.
- 실제로도 게임을 즐기나.
▲ 제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 한창 피씨방이 유행했을 때라 게임을 많이 했다. 사실 컴퓨터를 안 쓴지가 오래됐다. 20대 초반 이후로 컴퓨터를 안 썼는데 지금은 대신 핸드폰이 있어서 모바일 게임을 주로 한다.
- 영화 속 먹는 장면들이 많은데 원래 먹는 연기를 잘하는 편인가.
▲ 실제로 잘 먹는다. 평상시에도 저는 엄청난 대식가고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한다. 영화 안에서 밥이라는 소재를 감독님께서는 굉장히 중요시 했다. 따뜻한 밥을 먹고 내 소중한 사람들과 밥을 먹는 행위 자체가 소소하지만 따뜻한 것이 아닐까. 엔딩 장면도 같이 밥을 먹는 장면이다. 권유가 여울이를 처음 만나고 여울이가 밥을 차려줬을 때 권유 입장에서는 되게 오랜만에 먹어보는 따뜻한 밥상이다. 그래서 ‘나라면 그렇게 먹을 수밖에 없었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오히려 너무 깔끔하게 먹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더 게걸스럽게 먹으려고 했다.
- 액션과 감정 연기 중 어느 것이 더 힘든가.
▲ 액션도 감정이기 때문에 액션과 감정을 따로 떨어뜨려 놓고 연기해본 적은 없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제가 권유라는 캐릭터를 위해서 특별히 뭔가를 만들었다거나 준비했던 게 전혀 없었다. 그냥 오로지 나 지창욱이 그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굉장히 많이 생각을 했다. 감정을 어느 정도 표현해야 관객들에게 전달이 잘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 심은경과 현장에서 서먹서먹했다고.
▲ 서로 낯을 너무 가린다. 거기다 저보다 선배인데 나이로는 동생이어서 무슨 말을 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현장에서 서로 존댓말 쓰면서 서먹서먹하다가 일행들이 있으면 일행들 이야기 들으면서 같이 웃고 이정도 관계였던 것 같다. 사실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는 전혀 불편한 것이 없었다. 저는 은경씨를 보면서 진짜 여울이가 있다면 이런 성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 그 정도로 심은경이 어둡나.
▲ 어둡다기 보다는 낯을 되게 많이 가리고 실제로 얘기를 할 때 눈을 잘 못 쳐다보더라. 그렇지만 그게 또 안 친한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싶다.(웃음) 단지 이야기를 안 한다 뿐이지 서로 사이가 안 좋거나 은경씨가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웃음)
- 낯을 많이 가린다고 했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 사실 낯을 많이 가리긴 하는데 어렸을 때보다는 확실히 많이 나아진 것 같긴 하다. 사람에 따라 낯을 덜 가리냐 더 많이 가리냐 차이는 있다. 마음에 들고 안 들고의 차이가 아니라 상대방이 낯을 많이 가릴 경우 저도 좀 더 낯을 많이 가리는 것 같다. 그 차이인 것 같다.
-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나.
▲ 사실 김민교 형이 제일 많이 분위기를 업 시켜 주셨고 재홍이 형도 옆에서 많이 거들었다. 그리고 김기천 선배님께서 굉장히 재밌으시다. 저도 원래는 현장에서 굉장히 까부는 스타일인데 이번 영화는 유독 제 몸 하나도 지키기가 버거웠는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받아만 줬다.
- 실제로 영화 속 권유의 상황을 겪게 된다면 어떨 것 같나.
▲ 나라면 어땠을까, 이런 극한 상황에 처해있고 누명을 썼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 사실 저는 반격은커녕 아무것도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경찰들이 와서 추궁을 하고 끌려가고 그러면 아무것도 못하고 그렇게 살았을 것 같다. 그래서 권유 캐릭터에 대중들이, 일반 사람들이, 나 같은 사람들이 더 환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