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다승왕 출신 5인방 키워드, '명예 회복'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2.13 13: 08

그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까. 배영수(한화), 장원삼(삼성), 윤석민(KIA), 조정훈(롯데), 류현진(LA 다저스) 등 다승왕 출신 5인방이 올 시즌 명예 회복에 나선다.
2004년과 2013년 두 차례 다승 1위에 등극했던 배영수는 2015년 한화 이적 후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2015년 4승 11패 1홀드(평균 자책점 7.04)로 이름 석 자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을 남겼고 지난해에는 1군 마운드에 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구속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더 이상의 부진은 없다. 배영수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하는 등 명예 회복을 위해 안간 힘을 썼다. 비활동 기간 중 미국 LA, 일본 돗토리와 오키나와 등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왔다.

배영수를 전담 지도 중인 계형철 투수 코치는 "배영수가 운동하는데 투자를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올해 어떻게든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120승 이상 거둔 투수인데 이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배영수는 12일 일본 오키나와 차탄구장에서 치러진 주니치 드래건스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배영수는 "첫 등판이었는데 느낌이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원삼은 2012년 다승 1위 등극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으나 지난해 5승 8패 2홀드(평균 자책점 7.01)에 머물렀다. 시범경기 때 2승(평균 자책점 3.60)을 거두는 등 정규 시즌에서의 활약을 예고했으나 허리 부상 등 각종 악재 속에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다.
그는 "선발 투수로서 내 역할만 제대로 했더라면 팀이 이렇게까지 무너지지 않았을텐데 내가 까먹은 게 너무 크다"고 아쉬워 했다. 장원삼은 마무리 캠프 참가를 자청했고 일찌감치 괌에 스프링 캠프를 차리는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삼성은 앤서니 레나도, 재크 페트릭, 우규민, 윤성환 등 4선발까지 확정됐다.
남은 5선발 한 자리의 주인은 정해지지 않았다. 좌완 장원삼이 선발진의 한 축을 맡는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보란듯이 뒤집으며 좌완 특급의 건재를 증명할 태세. 장원삼이 선발진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마운드 운용은 한결 수월해진다.
리그 최고의 우완 투수로 평가받았던 윤석민은 2015년 30세이브(평균 자책점 2.96)를 거두는 등 특급 소방수 역할을 했으나 지난해 어깨 통증에 시달리며 2승 2패 1세이브 6홀드(평균 자책점 3.19)에 그쳤다.
윤석민은 지난해 12월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관절경을 통한 오른쪽 어깨 웃자란 뼈 제거수술을 받았다. 현재로선 전반기 복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윤석민이 팀내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아쉬울 수 밖에.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즌 후반에 가세한다면 천군 만마 역할을 기대해도 좋을 듯.
롯데팬들에게 조정훈은 아픈 손가락과 같다. 조정훈은 한때 롯데의 에이스였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고 2005년 롯데에 지명된 조정훈은 2009년 14승을 거두며 윤성환(삼성), 아킬리노 로페즈(KIA)와 더불어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당시 주무기였던 포크볼은 리그 최고의 위닝샷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0년부터 조정훈은 지긋지긋한 부상의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 세 차례 수술대에 올랐던 조정훈은 대만 퓨처스리그 스프링 캠프에 참가중이다.
선수 뿐만 아니라 구단 역시 애가 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조정훈과 마찬가지로 구단 역시 부상 이후 조정훈의 수술을 지원하고 재활을 묵묵히 기다려왔다. 조급하게 선수의 복귀를 채근하지 않았다.
조원우 감독은 "마지막 재활이 될 것이고 마지막 기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국내에서 재활하기엔 무리가 있다. 대만에서 몸을 차근차근 만들어서 후반기에는 던질 수 있게끔 만들어 기회를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두가 힘들다고 할때 보란듯이 재기하며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할 지 주목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또한 명예 회복을 잔뜩 벼르고 있다. 지난 2년간 어깨 관절와순 수술과 팔꿈치 관절경 수술을 받고 재활하느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한 차례 오른 게 전부. LA 타임즈는 "류현진은 투구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전까지는 합리적인 선발 옵션으로 간주될 수 없다"고 비관적인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다저스의 앤드루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은 "류현진이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모두 한 것은 긍정적이다. 시간을 두고 봐야겠지만 류현진이 건강하다면 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류현진은 두 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하는 등 복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일단 출발은 좋다. /what@osen.co.kr
[사진] 배영수-조정훈-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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