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장충, 최익래 인턴기자] “배구인 중 하나로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리그 선두 대한항공은 16일 장충체육관에서 우리카드와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2위 현대캐피탈과 승점 차는 9점. 이날 승리한다면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며 편안하게 6라운드를 맞이하게 된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표정은 편치 않았다. 이틀 전 경기에서 있었던 ‘강민웅 유니폼’ 해프닝 때문이다. 당시, 강민웅이 잘못된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을 가장 먼저 지적한 이가 박 감독이다. 규칙에 어긋나는 일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감독이 아닌 배구인의 심정으로는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박기원 감독은 “지난 번 경기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배구인으로서,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사과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우리 선수단 앞에서도 사과했다”고 착잡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백전노장은 대한항공의 한 경기 승리보다 배구 전체를 먼저 생각했다. 그날 경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강민웅도, 한국전력도, 경기 감독관도 아닌 배구팬들이다. 박 감독은 “한국전력이나 한국배구연맹(KOVO)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배구팬 앞에서 모두가 잘못한 일이다. 사과를 드린다는 것은 재발방지의 약속도 포함돼있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KOVO에도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해외에서도 이런 해프닝은 간혹 발생한다. 하지만 감독관들이 규정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빠르다. KOVO도 조금만 더 신경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