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신경전도 벌어진 인천 삼산체육관. 6강에 자리잡기 위한 치열한 자리싸움의 승자는 전자랜드였다.
인천 전자랜드는 2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프로농구' 창원 LG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82-7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20승23패를 기록하며 LG를 끌어내리고 6위를 탈환했다. LG는 19승23패가 되면서 7위로 내려앉았다.
LG와 전자랜드는 현재 6강 싸움의 실질적인 경쟁팀들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LG(19승22패)가 전자랜드(19승23패)에 불과 0.5경기 차이로 앞선 6위에 올라 있던 상황이다. LG의 페이스가 올라오고 전자랜드가 하락세를 타면서 현재의 순위표, 그리고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치열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1쿼터부터 살벌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1쿼터 종료 4분2초 전, 전자랜드 정효근이 골밑에서 공을 잡아 수비를 맡은 LG 박인태를 펌프 페이크로 제치려고 시도했다. 정효근의 페이크에 박인태는 점프를 하면서 속아넘어갔다. 그런데 박인태가 점프를 하고 내려올 때 손으로 정효근의 얼굴을 짓누르면서 내려왔다. 정효근은 슛 동작에서 박인태의 손에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정효근의 충격도 상당한 듯 했다. 결국 정효근은 박인태의 손 동작에 순간적으로 폭발해 몸싸움을 벌이는 듯 했다. 심판진과 양 팀 선수들이 다급하게 다가와 정효근을 뜯어말리면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날 경기의 중요도, 그리고 양 팀 선수들의 예민한 감정들을 단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이후 심판의 콜 하나하나에 모두 예민하게 반응했다.
경기는 전자랜드가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1쿼터 박찬희의 경기 조율, 그리고 상대 턴오버에 이은 속공이 전자랜드의 흐름을 만들었다. 수비에서는 차바위의 투쟁심이 LG 슈터 조성민의 동선을 차단했다. 정효근과 강상재는 각각 16점 씩을 올렸고 박찬희는 1쿼터에만 7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전자랜드는 1쿼터 25점을 넣으며 LG를 8점에 묶었다.
2쿼터에는 LG 마리오 리틀과 제임스 메이스의 활약으로 반격에 나섰고 점수 차이를 좁혔다. 김시래와 박인태도 코트를 누비면서 1쿼터보다는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은 31-41로 LG가 10점 차이로 뒤진 채 마무리됐다.
3쿼터 LG는 2쿼터 반등의 분위기를 살렸다. 김시래가 공격을 주도했고 메이스와 리틀오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두 자릿수에 머물던 점수 차는 3쿼터 들어서 한 자리로 줄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도 정신을 바짝 차렸고 커스버트 빅터와 정영삼, 아이반 아스카가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3쿼터 공격 리바운드만 7개만 걷어내며 집중력을 과시했다.
62-51로 전자랜드가 앞선 채 맞이한 승부의 4쿼터. 전자랜드가 정영삼의 3점포와 박찬희의 골밑 레이업, 아스카의 중거리 슛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반면, LG는 메이스의 패스 미스와 공격자 반칙 등 턴오버가 속출했다. 전자랜드가 순식간에 71-53, 18점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결국 4쿼터 초반 확연하게 달라진 흐름을 LG가 만회하긴 힘들었다. 전자랜드는 착실하게 점수를 올리면서 LG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전자랜드는 정영삼이 3점슛 3개 포함해 19점을 올렸다. 박찬희도 10득점 13어시스트 8리바운드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경기는 모비스가 82-78로 동부에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모비스는 22승20패를 기록, 23승20패가 된 4위 동부를 0.5경기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에릭 와이즈가 16득점 13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양동근이 15점을 올렸다. 그 외에도 함지훈, 김효범, 전준범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동부는 웬델 맥키네스가 26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jhrae@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